[노트펫] "너, 아빠 바지에 왜 똥쌌어, 엉?"
응가를 조절하지 못하고 그만 주인의 품에 일을 봐버린 고양이의 사진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7일 이른 아침, 서울의 한 가정집. 이 집의 작은 주인이 한 덩치하는 러시안블루 고양이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녀석, 한 표정하는데 휴대폰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고, 엄청 심각하다. 근엄해 보이기도 한다.
바로 이것이 바지에 응가를 했을 때의 표정되시겠다.
이제 1살이 갓 넘은 수컷 짱이. 짱이는 주인을 따라 꼭 아침에 배변을 보는 습관을 갖고 있다.
새벽에 침실 앞에 와서 기다리다가 주인이 나오면 졸졸 따라다니다 화장실 불을 켜는 순간 먼저 들어가 주인의 주변을 맴돈단다.
주인의 무릎을 핥기도 하고 무릎에 앞발 올리고 야옹거리고 한다. 그리곤 주인이 안아 올려서 쓰다듬어 주면 고롱고롱거린다.
그렇게 아침 의식(?)을 마치면 이 녀석은 자기 화장실으로 가서 볼 일을 본다.
이날 역시 늘 해오던 대로 그렇게 쓰다듬어 주는데 뭔가 불안정한해 보였다. 그래서 조금만 쓰다듬고 놔주려고는 했는데 이상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2, 3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다리에서는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주인은 "화장실 급한 놈을 붙들고 귀여워했나보다"며 "아마 신호가 조금 빨리 왔는데 제가 안놔줘서 싸버린 거 같다"고 말했다.
처음 데려왔을 때 표정이 살벌해서 흑표범을 데려온 줄 알았다고 주인이 너스레를 떨 만큼 짱이의 인상은 근엄하다. 퓨마 아니냐고 하는 이들도 있으니 주인 만의 생각은 아니다.
이날 그 근엄하고 엄숙한 짱이는 체면을 제대로 구긴 셈이 됐다. 하지만, 그 다음날 늘 하던 대로 아침 의식은 빼먹지 않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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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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