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태권도시범단의 평양공연이 1일 오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펼쳐졌다. 무려 16만 만이다.
이날 시범 공연에는 북측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영호 내각 사무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위원회 서기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장이 자리했다.
공연을 앞두고 전광판에는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 20여명은 평양 태권도전당 메인 경기홀에서 50분 동안 단독 공연을 펼쳤다. 관람석은 북측 관중들로 가득찼다.
공연은 '점화, 가슴에 불을 붙이다'란 주제에 따라 승무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어둠 속에서 도를 연마하던 제자들은 스승으로부터 점화된 촛불을 받아 힘이 넘치는 품새롤 선보였다.
호신술 시범에 이어 고공 및 감각격파 등 우리 시범단의 화려한 발차기 시범이 진행됐다. 특히 도복띠로 눈을 가린 단원이 공중회전 발차기로 목표물을 가격하자 관람석에서는 갈채가 쏟아졌다.
부채춤이 어우러진 여성 단원들의 품새에는 강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했다.
후반부로 넘어간 공연은 아리랑 연주에 맞춘 품새와 격파로 마무리됐다.
최휘 위원장은 "성의있게 (공연을) 준비한 것 같다"며 "태권도 발전을 위해 서로 좋은 점을 배워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태권도시범단이 방북해 공연을 한 것은 남북 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가 2002년 9월 평양에 파견된 이래 처음이다.
태권도는 남북 모두의 국기(國技)로 뿌리는 같지만, 분단 후 70여년 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이번 공연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남북 화해 분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탄으로 보여진다.
태권도시범단은 2일 오후 4시 30분,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합동 공연을 한 뒤 예술단과 함께 3일 밤 전세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