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포커스]한국당 김문수 ‘딜레마’…태극기 표심 결집과 중도 보수표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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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8-04-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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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 결집 기대' vs '중도 표심 우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주의 개헌저지 투쟁본부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 전 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홍 대표는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김 전 지사의 출마를 간곡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그의 ‘태극기’ 집회 행보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김 전 지사를 연이어 만나 보수재건의 필요성을 앞세워 출마를 간곡히 부탁한 이후 김 전 지사는 출마를 마음 먹고 언제 출마를 선언할까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가 팔을 직접 걷어붙이고 김 전 지사 영입에 나선 배경에는 그가 지난해부터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태극기 집회에 얼굴을 비춰온 만큼 보수결집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있다.

그는 그동안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오면서 “재판 한 번 안 받고 어떻게 대통령을 파면시킬 수 있느냐”, “남녀노소 모든 분들 우국충정이 너무 진지해서 눈물이 났다” 등 탄핵 반대 의사를 강조해왔다. 

또 지난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 경제를 망치고 일자리도 없애고 있다”고 말하는 등 최근에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은 김 전 지사의 이 같은 강경 행보가 보수 표심을 모으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날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결집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자기 지지자들 결집이다. 상대편 지지자 빼 오기가 아니라 자기편 지지자들 결집이 선거의 본질”이라며 “탄핵대선 때와는 달리 보수 우파들의 결집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 대한 재판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김 전 지사의 등판은 자칫 한국당을 탄핵 프레임에 가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흔적 지우기에 나서며 신(新)보수주의를 표방해왔다.

한국당은 지난해 9월 혁신위원회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자진 탈당 권유 이후 제명 결정 등 친박계의 반발에도 보수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워 국정 농단 세력과 선을 그어왔다.

그만큼 사분오열했던 보수층을 결집하고, 중도보수까지 외연을 확대하는 노력을 계속 해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만 탄핵반대 활동을 꾸준히 해온 김 전 지사를 한국당 후보로 영입할 경우 중도보수 표심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중형이 언도될 경우 한국당의 '김문수 딜레마'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신보수주의를 강조해왔는데 김 전 지사 출마로 중도 보수 세력의 마음을 얻기 힘들 것”이라며 “강경 행보를 보인 김 전 지사는 극우 후보를 내세우는 모양새 이상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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