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5개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55%로 2016년 말 3.92%는 물론, 지난해 9월 말 기준 3.66%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운용자산이익률이 크게 하락한 셈이다.
이는 보험사 특유의 보수적 자산운용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 자산운용을 살펴보면 전체의 43.28%가 금리 인상 영향이 크지 않은 국공채에 투자됐다. 여타 보수적인 자산을 합치면 그 비율이 5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에서는 최근 채권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손바꿈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유 채권을 매각하고 금리가 좋은 새로운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데, 건전성 규제 탓에 보유 채권을 빨리 매각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는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이 원인이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p 변화할 때 자산·부채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만약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매칭돼 있지 않을 경우 금리 변동에 의해 보험사의 자산·부채 가치가 급격히 변동해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동안 보험사는 금감원 규제에 따라 부채 듀레이션 한도를 20년으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부채 듀레이션 한도가 차츰 30년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이 크게 늘어나 결과적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최근 보험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채 투자를 통해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 수익이 당장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르는 소리"라며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 때문에 금리 인상기라고 단박에 고금리 채권을 사모으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최근 금리 인상은 보험사 경영에 우호적이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저금리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잠깐 동안의 금리 인상 효과를 보려고 자산운용 체계를 크게 변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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