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금리 올랐는데 보험사 운용 자산이익률은 오히려 하락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18-04-02 16: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난해 4분기 0.11%p 하락…보수적 운용‧건전성 규제가 원인

[사진=생명보험협회]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보험사의 자산운용이 보수적이었고, 장기채 위주였기에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5개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55%로 2016년 말 3.92%는 물론, 지난해 9월 말 기준 3.66%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운용자산이익률이 크게 하락한 셈이다.

이는 보험사 특유의 보수적 자산운용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 자산운용을 살펴보면 전체의 43.28%가 금리 인상 영향이 크지 않은 국공채에 투자됐다. 여타 보수적인 자산을 합치면 그 비율이 50%를 훌쩍 뛰어넘는다.

반면 금리 인상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대출채권에 투자된 자산 비중은 15.3%에 불과했다. 최근 보험사가 국공채 투자를 줄이고 주식이나 대출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자산운용 방식은 여전히 보수적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채권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손바꿈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유 채권을 매각하고 금리가 좋은 새로운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데, 건전성 규제 탓에 보유 채권을 빨리 매각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는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이 원인이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p 변화할 때 자산·부채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만약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매칭돼 있지 않을 경우 금리 변동에 의해 보험사의 자산·부채 가치가 급격히 변동해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동안 보험사는 금감원 규제에 따라 부채 듀레이션 한도를 20년으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부채 듀레이션 한도가 차츰 30년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이 크게 늘어나 결과적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최근 보험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채 투자를 통해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 수익이 당장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르는 소리"라며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 때문에 금리 인상기라고 단박에 고금리 채권을 사모으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최근 금리 인상은 보험사 경영에 우호적이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저금리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잠깐 동안의 금리 인상 효과를 보려고 자산운용 체계를 크게 변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