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본격화 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국방·외교 '1인자'가 나란히 러시아를 방문하는 이례적 행보도 선보였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부터 이틀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특사 신분으로 러시아를 실무 방문했다. 왕 위원은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난다.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도 7회 모스크바 안보회의에 참석차 앞서 1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국무위원으로 승진한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이다.
중국 참고소식은 두 관료의 신분이나 방문 시기의 특수함을 미뤄볼 때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보도했다.
웨이 위원은 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만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첫 해외 순방지로 러시아를 고른 것은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 중·러 관계와 중·러 군사 강화 전략 협력의 확고한 결심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중·러 양국은 끈끈한 군사적 협력 행보를 보여왔다. 양국의 핵심 이익 지역인 남중국해와 발트해에서 해상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미사일방어 합동훈련도 진행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후 첫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해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힘에 도전하는 주요 경쟁자로 표현했다.
'스파이 독살시도' 사건 이후 서방국과 갈등을 벌이는 러시아로서는 중국의 지지가 절실하며, 미국과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분쟁을 겪는 중국으로서도 러시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양국은 앞으로 더욱 긴밀히 공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중 양국은 최근 상대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콩 성도(星島)일보에 따르면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 전단이 5일부터 남중국해 하이난(海南)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항모 시어도어 루즈벨트(CVN-71) 전단도 남중국해로 진입한 가운데 양국간 군사적 대치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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