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프로그램을 13년간 이끌었던 김태호 PD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로부터 ‘창조경제’ 정책을 홍보하는 콘텐트를 제작해달라는 '외압'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최근 ‘경향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 PD는 "‘무한도전’은 높은 인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건드리기 어려운 프로였다"며 "정권은 오히려 ‘무한도전’을 통해 정부정책을 홍보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방영된 ‘한식의 세계화’ 아이템은 마침 생각하던 아이템이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지원도 받았지만, 거부한 아이템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PD는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이 CP(책임 프로듀서)에게 ‘창조경제’ 아이템을 다루라고 줄기차게 주문했다"며 "우리는 '못한다'며 1년을 버텼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끝내 말을 안 들으면 예능본부 선배들이 다칠 것 같았다”며 “제가 회사 명령을 거역한 것으로 하고 징계를 받으면 이 일이 무마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 행정관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PD는 그동안 MBC 파업 때마다 동참했다. 그 여파로 ‘무한도전’은 2012년에도, 지난해에도 수주간 결방했다. 파업에 동참한 PD와 기자 등은 비제작부서로 발령났지만 무한도전의 높은 인기 때문에 당시 MBC 경영진은 김 PD는 건드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PD는 당시 상황에 대해 “2012년 파업 후 인사 불이익을 당한 동료들을 보면서도 더 이상 싸울 동력이 없었기에 정신없이 일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고도 전했다.
2006년 시작해 13년간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은 ‘무한도전’은 지난달 31일 시즌1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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