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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노하우 공개하라니··· 중국 돕는 꼴"
반도체 업계는 철통 보안 속에 생산 기술 비결을 지켜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 기술력으로 ‘반도체 강국’ 코리아를 일궜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00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7.4%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공장 설비 배치도와 공정 등 자료가 통째로 공개될 위기에 처해 반도체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입증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생산 시설의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를 잇달아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에 필요한 정보로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라는 취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해당 자료에 각 공장의 생산라인 배치도와 장비, 설비, 주요 화학제품 등 핵심기밀이 담겨있어 난색을 보인다. 기술 유출로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는 초격차 전략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자료를 외부에 공개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우리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중국 등 경쟁국의 산업경쟁력을 올려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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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한복판, 57m당 '빈점포' 한개
8일 찾은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부터 1·3호선 종로3가역까지 이르는 약 800m 길이의 대로 양쪽 건물 1층에는 총 14개의 점포가 임차인을 찾고 있다. 종로2가 사거리를 중심으로 인사동 쪽 대로변에는 5개의 점포에, 관철동 쪽 대로변에는 9개의 점포에 ‘임대’ 글자가 붙어있다. 약 57m 당 한 개의 점포가 공실인 셈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종각역 상권은 지난해 서울에서 임대료가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종각역 상권의 임대료는 전년 같은기간보다 38.4%나 급등했다. 서울 27개 상권 가운데 임대료 상승률 1위다. 같은 시기 종각역 상가의 1㎡당 평균 보증금은 77만3000원, 월임대료는 5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근 광화문 일대 상가 보증금 64만1000원, 월임대료 3만9000원보다 약 1.5배 비싼 가격이다. 임대료 상승률이 정점을 찍으면서 종각역 일대 점포의 공실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좀처럼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종각역 상권이 영광을 누리던 시기 한 번에 임대료가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인들이 임대료를 낮춰주면 좋은데 전통적인 상권이다보니 쉽게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종각역 상권의 매출액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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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위기 이겨낸 숲··· 원시적 자연을 품다
부산 최고의 청정지역, 기장 철마면 아홉산 자락에 한 집안이 400년 가까이 가꾸고 지켜온 숲이 있다. 이름하여 아홉산 숲이다. 오랜 세월 정성으로 빚어진 숲다운 숲에는 수많은 생명도 깃들었다. 52만㎡(15만7000여 평) 거대한 숲은 고요하다. 아홉산 숲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닭 무리와 고양이 산토끼, 고라니, 꿩, 멧비둘기들도 잔잔한 이 소리에 기분 좋게 노닐고 족제비, 오소리, 반딧불이도 푸른 이끼에 잠시 기대어 행복함을 느낀다.
아홉산 숲에서 살아가는 이 작은 생명의 큰 행복은 임진왜란, 일제 강점기, 해방과 전쟁을 거치고 또 21세기에 들어서서도 결코 숲을 개방하지 않은 한 집안의 고집 덕이었다. 1600년대, 남평 문 씨의 일가는 철마면 웅천 미동마을(곰내 고사리밭)에 정착해 육림(育林, 나무를 심거나 씨를 뿌려 인공적으로 나무를 가꾸는 일)을 시작했다. 일가는 이곳에 대숲과 금강송·편백숲·편백·참나무 등을 심고 정성 들여 가꿔 나갔다. 문씨 일가의 뛰어난 기지 덕에 '일제강점기' 위기도 넘긴 아홉산 숲은 기장군이 ‘테마가 있는 임도’를 내걸고 홍보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위기를 겪었다. 홍보 덕에 행락객들이 몰려들었고 목숨처럼 지켜낸 아홉산 숲은 행락객들의 음주·가무, 대나무와 죽순 훼손 등 큰 아픔을 겪으면서 점점 멍들어갔다. 문씨 일가는 결국 1억5000만원을 들여 아홉산 숲에 철조망을 치고 다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적 자연을 사람들이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자연 보존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아홉산 숲의 주인은 고민 끝에 숲의 일부만 조금, 살포시 드러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2003년 3월 숲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학술적 목적만 민간의 입장을 허락했고 10여 년이 지난 2015년 3월부터 일반에 아홉산 숲 일부를 공개했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1인당(5세 이상)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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