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매우 중요한 행동을 보였다. 무역전쟁을 피하는 게 모든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 발표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1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테슬라같은 친환경차 제조업체가 중국 자동차 외자 지분 제한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처럼 중국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동안 중국에서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해왔지만 지지부진했다.
중국의 외자 지분 투자 제한이 걸림돌이었다. 중국에 공장을 지으려는 해외 자동차 업체는 반드시 중국 업체와 합작 투자해야 하며, 해외 자동차 업체의 합작 법인 지분율은 50%를 넘지 못하기 때문.
테슬라는 상하이 상하이 푸둥지역 린강개발구에 지분 100%를 가진 공장을 설립하려고 했으나 중국정부가 중국 기업과 합자 형태로 지을 것을 요구했다. 머스크 회장은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하려면 3년은 걸릴 것이라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자동차 업종에서 외자 지분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테슬라와 상하이 정부간 공장 설립 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자동차는 100% 수입산인만큼 중국의 관세 인하 소식도 호재다. 중국은 테슬라에게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매출액은 20억3000만 달러로, 전 세계 매출액의 17%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1만4883대 전기차를 팔았다. 올해 2월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전기차는 2323대로, 이중 2160대가 테슬라 모델이었다.
사실 머스크 회장은 그동안 중국의 폐쇄적인 자동차 시장 정책에 큰 불만을 표시해왔다.
지난달초 머스크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댓글에 "중국이 미국 자동차에 대해 25% 수입 관세를 부과 중국산 차에 대한 미국 관세 2.5%의 10배에 달한다", "미국기업이 중국에 세운 자동차 공장 중 50%가 넘는 지분율을 가진 곳이 단 하나도 없는데 중국기업이 미국에 세운 전기차 공장 5개는 모두 100%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고 하소연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맞장구를 쳤다. 중국 경제관찰망은 머스크 회장이 사실상 미·중 무역전쟁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보아오(博鰲) 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자동차 업종에서 외자 투자 완화를 추진해 투자 환경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올해 자동차 수입 관세를 상당히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세를 얼마나 인하할지, 구체적인 시간표 등은 아직 확실치 않다.
외국계 자동차들은 이번 발표에 신중한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측 파트너 없이 독자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면 중국 시장 트렌드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너럴모터스(GM)는 10일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은 현지 파트너사와의 합작 결과"라며 당분간은 100% 지분을 투자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현지 합작 파트너와 협력해 소비자에게 고품질 제품서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GM은 현재 중국에서 상하이자동차, 이치자동차 등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매츠 하본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는 구체적인 개혁 조치와 실행 시간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본격적인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더욱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