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동맹국이 14일(현지시각) 새벽 시리아에 군사공격을 단행했다. 이달 초 시리아 내 반군 장악 지역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의 배후가 시리아 정부였다는 이유에서다.
시리아 공습 직후 서방 동맹국은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러시아와 이란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시리아 역시 "미국이 주도한 공습은 국제법의 위반이며 공습 자체도 실패"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시리아 개입이 장기화할수록 러시아·이란과의 충돌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방동맹국 "시리아 추가 공격 없어"···"이미 강력한 메시지 전달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등 서방 동맹군은 다마스커스 인근, 홈스(Homs) 등 서부지역 등 3개 지역에 군사공격을 단행했다. 공격 직후 미국은 "시리아 공습이 종료됐으며 현재로서는 추가공격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조금 전 미군에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의 화학무기 시설과 관련된 타겟에 정밀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며 "러시아를 겨냥해 시리아를 지지할지, 서방과 함께할지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과 동맹국은 지난해보다 고강도의 공격을 단행했다"며 "이번 공격은 일회성 공격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시리아 공습에 라파엘 전투기와 토네이도 전투기를 보낸 영국과 프랑스도 이날 입장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면서부터 프랑스가 지난해 5월 설정한 한계선을 넘은 것"며 "이에따라 프랑스군에 미국과 영국이 함께하는 군사개입을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시리아 화학무기 보유 능력을 낮추기 위한 공격을 수행하도록 군사개입을 승인했으며 이는 내전이나 정권교체 목적은 아니다”고 전했다.
◆시리아·러시아, 美·英·佛 공습에 강력 반발···효과 제한적일 것
시리아 국영방송은 이날 "미국이 주도한 공습이 국제법의 위반이며 공습 자체도 실패"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대통령실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선한 정신이 굴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역시 맹비난에 나섰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도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는 그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을 비방하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라아 공습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공습처럼 이번 공습도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사용을 중단하거나 아사드 정권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는 "이번 공습은 아사드 정부의 악행을 막고 아사드 정권 비호국에 대해 강경함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나 이 모두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즈(NY Times)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강경하지만 시리아 공습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군부도 이번 공습이 ‘현재로서는’ 일회성이라고 강조했다"며 "지난해 공습 이후에도 시리아 군부는 피해시설을 신속히 복구했으며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리아 개입 장기화하면 러시아·이란과 충돌 가능성 높아
미국의 시리아 공습 주도로 러시아·이란과 대치국면으로 확산되지는 않지만, 미국의 개입이 장기화할수록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AP통신은 미국의 장기적으로 시리아에 개입하면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의 보복공격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 등 서방군이 러시아 군에 타격을 입혔을 경우 분쟁이 확대될 위험도 잠재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주장했다.
뉴욕타임즈 역시 미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시리아 내 군 병력을 상주시키고 있는 러시아·이란과의 충돌 가능성을 보도했다.
◆북한·미국 정상회의 앞두고 불확실성 높아져
최근 북미 정상회의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이번 시리아 공습이 '북한의 유화책을 더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와 '경계감을 더욱 강화시켜 비핵화 협상에 소극적인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두 시각이 존재한다.
CNN은 "트럼프의 시리아 폭격으로 김정은이 시리아 사태를 거울삼아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시리아 사태를 가장 눈여겨 지켜보고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북한"이라며 "트럼프가 시리아를 공습하는 모습을 김정은에게 보여줘야 북한이 미국 군사력 동원을 두려워하고, 진지하게 비핵화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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