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에 빠진 미·중 무역전쟁이 최후의 고비를 피하고 변환기를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경제수장들이 며칠 내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히며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강조했다. 중국 언론도 환영과 협상의사를 밝히며 분쟁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무역 문제 논의를 위해 수일 내로 중국 베이징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으로 양국은 무역 문제를 합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대다수 언론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TY)는 25일(현지시간) “이번 대표단 방중은 양국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을 막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협의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신문은 “그러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은 1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는 “므누신 장관의 방중은 미·중 무역관계가 해빙 무드에 들어섰다는 확실한 징조”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대표단은 다음달 3~4일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구체적 일정도 전했다.
신창(信强) 중국 푸단대학교 미국연구센터 교수는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위급 경제∙무역 관계자를 중국으로 파견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중국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무역전쟁은 양측이 모두 손해를 보는 게임이며, 미국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무역 문제에 대해 협상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중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은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경제·외교 분야 책임자를 두루 만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선 우선 무역갈등 이후 여러 형태로 미국 측과 소통했던 류허(劉鶴) 부총리가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王岐山) 부주석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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