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라면’이 대박 났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맛에 할랄(Halal) 인증으로 신뢰를 더했더니 무슬림이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공병천 신세계푸드 올반랩(LAB)담당 상무는 9일 서울 성수동 신세계푸드 종합식품연구소에서 열린 ‘할랄푸드 아카데미’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직접 개발한 라면, 고추장, 삼계탕 등에 할랄인증을 획득하고 무슬림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할랄식품 시장은 2019년 2조5000억달러(약 2705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은 ‘허용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도축·처리·가공한 식품과 공산품에 부여한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은 할랄 인증 제품만이 위생적이며 맛, 질, 신선도가 뛰어나고 안전한 식품으로 믿는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식품업체 마미더블데커와 합작해 신세계마미를 설립했다. 올해 초 첫 제품으로 ‘대박라면’ 김치맛과 양념치킨맛 등 2종을 개발하고, 동남아 현지 무슬림에게 판매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이슬람개발부) 할랄 인증을 받았다.
지난 4월부터 말레이시아 대형마트와 식자재 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500여 곳에서 시식행사를 벌이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현지 TV·라디오·극장·SNS를 통한 홍보활동도 병행했다.
특히 신세계푸드는 제품명 ‘대박’을 현지어로 바꾸지 않고 한글 그대로 사용했다. 공 상무는 “마케팅 전문 업체와 3개월 간 현지 시장 조사를 벌인 결과 가장 인지도 높은 한글 단어는 ‘대박’이었다. 한류 인기가 높아 방송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지인들이 이 단어의 의미를 ‘엄청난 행운’으로 이해하고 있더라”며 “광고에도 한글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대박라면은 지난 8일까지 211만개, 1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당초 계획했던 연간 목표 80억원의 20%를 달성했다. 대박라면 봉지제품 4개입의 가격은 18.8링깃(약 5155원), 컵라면 4.6~5.2링깃(약 1261~1425원)으로 말레이시아 현지 라면 대비 3배 가량 비싼데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신세계푸드는 라면과 함께 할랄인증 받은 고추장 등 한식 장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 현지 외식 프랜차이즈에 소스를 공급하는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무슬림 관광객과 웰빙 음식 선호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할랄 음식 전문 레스토랑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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