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까지만 해도 새로운 투자 시장으로 떠올랐던 베트남 증시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달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전망도 부정적이다. 베트남 경제 매체 베트남비즈는 “시장 내 반전의 징후가 충분하지 않으며, 주요 지수의 흐름은 여전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날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전일 대비 3.68포인트(p), 0.39% 빠진 948.5p로 거래를 마치며 반등한 지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올해 초 대비 낙폭은 3.63%를 기록했다.
하노이증권거래소의 HNX지수도 1.19p(1.05%) 미끄러진 111.70p로 마감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근거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베트남 롱비엣증권(VDSC)은 “낮은 유동성으로 지수가 소폭 하락했고, 투자자의 불안감은 더욱 확대됐다”며 “시장이 완벽하게 회복될 때까지 관망의 분위기가 이어지거나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을 탈출하려는 움직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이공하노이증권(SHS)도 바닥으로 떨어진 투자자들의 신뢰로 인해 VN지수가 급격히 변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 주식시장의 개인 투자자 거래비중은 70%대로 매우 높은 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최근 잇달아 발생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베트남 증시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이탈리아 정정 불안, 시리아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세계 악재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심리를 형성했고, 이는 현지 투자자에게도 영향을 줬다.
이와 더불어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베트남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등 유동성 위축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4월 베트남 은행권의 신용대출 증가율은 5%로 전년 동기 대비 0.8%p가 둔화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베트남의 장기신용등급(IDR)을 ‘BB-'에서 ’BB'로 상향 조정했다. 피치는 “거시경제 성과에 초점을 맞춘 베트남 정부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올해 성장 목표치인 6.7% 성장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베트남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펀더멘털 개선보다 단기적인 차익 실현에 목표를 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