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의 미국 지적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첨단산업 분야를 전공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미국 비자 기한을 제한하기로 하자 중국은 "미국이 스스로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1일 사평을 통해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제한하는 것은 사상 최초”라며 “이는 미국의 역사상 유례없는 퇴보를 의미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민국가인 미국이 외국과 인적 교류에 제한을 두는 것은 역사를 거스르는 행위라고 꼬집은 것이다.
미국 측은 전날 로봇∙항공∙첨단 제조업 등 특정 분야를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기한을 1년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핵심산업으로 지정해 적극 육성하는 분야를 겨냥한 것이다.
사평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얄팍한 이해타산”이라며 “스스로 과학 기술 혁신 능력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는 걸 증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미국 전문가는 중국의 현대화가 미국의 선진기술을 훔쳐서 이룬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생각이 매우 황당하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증명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인들을 더 분발하고 노력하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우주과학 기술이 중국 자력으로 발전했다는 의미다.
사평은 "중국인 유학생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교육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선진기술 습득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중국 젊은이에게 영어 공부를 금지시키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사평은 “이번 조치로 수많은 젊은이의 미국 유학을 향한 열정이 꺾일 것”이라며 “중국 유학생이 줄어든다면 미국 이공계 대학의 인기나 수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사평은 “미국은 20세기 동안 세계에서 제일 큰 문화∙인적 교류의 중심지로 큰 이익과 발전을 얻었다”며 “그러나 미국은 이제 자신의 기술을 지키려고만 하고 더 이상 발전시키고 싶지 않아 보인다”며 이것이 곧 '미국의 미래'라고 비판했다.
전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인적 교류는 중·미를 포함해 각국간 교류 협력을 촉진하는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비자 제한은 중∙미관계 발전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华網)도 논평을 통해 “미국이 중국산 첨단 기술 품목에 관세 폭탄을 부과한 데 이어 첨단산업 분야 중국인 유학생들의 비자를 제한하려는 것은 중국 첨단산업 육성정책 '중국제조 2025'를 사전에 봉쇄해 미국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에서 첨단산업을 공부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은 당장 다음 달 11일부터 비자 유효기간이 1년으로 제한된다. 또 미국 상무부의 감독 대상 리스트에 오른 기업에서 연구원이나 관리자로 근무하는 중국인이 비자를 발급받고자 할 경우 특별 신원조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