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홀 최소타 신기록’ 조정민 “밋밋한 분위기, 바꾸고 싶었다”

[제8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자 조정민. 사진=KLPGA 제공]

“나의 골프가 밋밋하다고 느꼈다. 색깔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꾸고 싶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6홀에 이어 54홀 최소 스트로크 기록을 세운 조정민의 공격적인 골프는 색깔이 확실했다. 정신적으로 단단해진 조정민은 자신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조정민은 3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631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23언더파 19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조정민은 KLPGA 54홀 최소 스트로크 기록을 3타나 줄였다. 종전 KLPGA 54홀 최소 스트로크 기록은 배선우가 2016년 E1 채리티오픈에서 세운 196타 20언더파였다. 2016년 카이도 MBC플러스 여자오픈 우승 이후 672일 만에 통산 3승을 달성한 조정민은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컵을 높게 든 조정민은 “롯데칸타타 오픈에서 우승해 기쁘다. 전반에 치고 나가려는 생각이 있었는데 벙커로 가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최민경 언니가 따라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았다. 후반에 연속 버디가 나오면서 신나게 쳤다”라고 되돌아봤다. 2라운드까지 최민경에 세 타 앞섰던 조정민은 한 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6타 차 우승을 달성했다.

KLPGA 신기록보다는 672일 만의 우승에 미소 지은 조정민은 “그린이 조금 부드러웠다. 그래서 세울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핀에 가까이 붙일 수 있었다. 코스 상태가 올해 친 골프 장 중 5위 안에 들 정도로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2013년 KLPGA에 데뷔한 조정민은 2016년 2승을 달성했고, 2017년에는 상금 순위 17위에 올랐다. 올해에는 10개 대회에서 톱10(top10)에 한 차례 들며 상금 순위 30위에 그쳤다. 컷 탈락은 없었지만 순위가 6위부터 58위까지 들쑥날쑥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조정민은 일주일에 한 번씩 상담하는 멘탈 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0개 대회를 어떻게 보냈고, 앞으로 치를 10개 대회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정민은 구체적인 세 가지 목표도 세웠다. 강약을 조절하고, 나쁜 기운이 있을 때 잘라주며, 어떤 상황이 와도 당황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구체적인 마음가짐은 신기록 우승이라는 결실로 연결됐다. 2017년 초 왼팔에 새긴 '모든 순간이 하나의 기회다'는 문장은 현실이 됐다.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으로 조정민은 2019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획득했다. 조정민은 “LPGA 호주 오픈에 출전했을 때 자극을 많이 받았다. LPGA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복이고 행운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조정민은 “올해를 앞두고 목표는 메이저 우승이었다. 1승을 더 추가해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왔다. 기대가 되는 한해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