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가 간다]는 국회팀 '민완기자' 3명이 6·13 지방선거 현장에서 만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입니다. 뜨겁거나 혹은 싸늘하거나, 생생한 민심을 가감없이 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금 문재인 정부가 잘한다고 생각해요. 서민들은 변화를 바라고 있고 그게 보수 쪽은 아닐걸요?"(강남구 도곡시장 상인 이모씨)
"거의 민주당 완승 분위기더라고요. 일당독재 식으로 되면 안 되는데…견제 세력이 당선돼야 한다고 봅니다."(서초구 서초동 주민 김모씨)
자유한국당의 굳건한 텃밭, 서울 보수 세력의 '철옹성'이었던 강남·서초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강남·서초구에서 만난 시민들의 지지 정당·후보는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만은 모두가 감지하고 있었다.
강남·서초구는 1995년 민선 1기 구청장부터 23년간 한국당이 독식한 '보수의 아성'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발판으로 이번 선거야말로 '해볼 만하다'며 이 지역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한국당은 '강남·서초만은 양보할 수 없다'며 수성에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민주·한국당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28~29일 리서치뷰가 강남구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강남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정순균 민주당 후보가 45.5% 지지율로 선두를 달려 장영철 한국당 후보(31.3%)를 앞섰다.
지난 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서초구민 705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이정근 민주당 서초구청장 후보(36.1%)가 조은희 한국당 후보(33.1%)를 뛰어넘는 결과가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변화의 움직임은 시민들이 체감하고 있었다. 강남구 개포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권모씨(55)는 "이번 선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주변 상인이나 가게 손님을 봐도 민주당 쪽으로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백화점 앞에서 아기를 안고 서 있던 이모씨(38·여)는 "한국당이 강세였던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저는 한국당을 지지하는 집안 분위기에서 자랐는데, 어른들은 대부분 한국당을 지지하고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강남구 30대 한 남성도 "국정농단 주요 인물들의 비리가 터지고 법적 처벌을 받는 모습을 보며 지지정당이 바뀌었다"며 "강남구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변화의 바람엔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이 한몫했다. 서초구 서리풀 공원에서 홀로 언덕을 오르던 성모씨는 "지금은 반대당(민주당)에서 중앙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특정 당의 독식을 떠나 한 번쯤은 중앙정부와 호흡을 잘 맞춰 일할 수 있는 구청장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묻는 질문에 "방금 한 말과 일맥상통"이라며 "서울시장도 중앙정부와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만난 이 지역 40년 '토박이' 유모씨(75)도 "이번 선거에선 강남·서초가 뒤집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정당을 지지하진 않는다"면서도 "이번만큼은 문 대통령이 한 번 잘할 수 있도록 기회를 한 번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신모씨(24·여)는 "이번 강남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한국당이 박빙인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한쪽(한국당)만 너무 오래 한 지역에서 집권하는 건 고인 물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서로 (집권을) 하면서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서로 더 좋은 정책을 내려고 하지, 한쪽만 오래 하면 장기집권이나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강남이라도 중심 잡아야" 민주당 독주 견제
반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강남·서초 지역에서만이라도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30년 이상 거주했다는 박모씨(62·여)는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구나 오늘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때문에 너무 한 쪽으로 표가 몰릴까 그게 걱정이 크다"고 했다.
'보수 성향'이라는 박씨는 "강남이라도 중심을 잡아줬으면 한다"며 "너무 한쪽이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나와 다른 사람을 포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핸드카트를 끌고 도곡시장으로 들어서던 70대 한 어르신도 자신이 선거 판세를 평가할 처지는 아니라면서도 "너무 치우치는 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보는데, 여론이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몰아가는 것 같다"고도 했다.
대치동의 한 백화점 인근에서 만난 서모씨(50대·여)는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이 업무상 횡령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된 게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이 너무 우세하다"고 했다.
그는 주변 민심을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50대 여성들 가운데 운동권 친구들은 민주당을 지지하겠지만 보수 성향이 더 많다"고 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강남·서초 지역에서만이라도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30년 이상 거주했다는 박모씨(62·여)는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구나 오늘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때문에 너무 한 쪽으로 표가 몰릴까 그게 걱정이 크다"고 했다.
'보수 성향'이라는 박씨는 "강남이라도 중심을 잡아줬으면 한다"며 "너무 한쪽이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나와 다른 사람을 포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핸드카트를 끌고 도곡시장으로 들어서던 70대 한 어르신도 자신이 선거 판세를 평가할 처지는 아니라면서도 "너무 치우치는 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보는데, 여론이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몰아가는 것 같다"고도 했다.
대치동의 한 백화점 인근에서 만난 서모씨(50대·여)는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이 업무상 횡령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된 게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이 너무 우세하다"고 했다.
그는 주변 민심을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50대 여성들 가운데 운동권 친구들은 민주당을 지지하겠지만 보수 성향이 더 많다"고 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2번" 충성 지지층도 여전
일부 주민은 당보다 인물을 보겠다고 했다. 서리풀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박모씨(50대·여)는 "구청장은 조은희씨를 찍었다"며 "이 지역에 살면 이 지역의 이익을 대변해줄 사람을 찍는 게 맞다"고 했다.
박씨는 "2번(이정근) 후보는 재건축 이슈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현황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하겠나"면서 손사래를 쳤다.
서초구 방배동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한 남성(80)도 "구청장은 조은희씨가 됐으면 한다"며 "조 후보가 우면동 도로공사도 해주고 복지관을 만들어 이렇게 치료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조 후보가 그만큼 주민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당을 떠나 누가 내 이득을 실현시켜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정치 혐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일대에서 양산을 들고 선글라스를 낀 채 길을 걷던 50대 여성은 "솔직히 말해서 살면서 '내가 이 후보를 뽑았는데 너무 괜찮다'라고 생각\ 한 적이 없다"며 "이번에도 인물이 특별하게 괜찮거나 하는 게 없다"고 했다.
사거리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43)도 "선거에 관심은 있는데 다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별로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누구를 뽑는다고 발전되는 것도 없고 다 자기네들 싸움"이라며 "특별히 나은 후보도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굳건한 '보수 철옹성'의 분위기 역시 감지할 수 있었다.
방배동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2번"이라며 "20살 시집갈 때부터 한국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를 이미 마쳤다는 그는 "인물은 안 보고 오직 당을 본다"며 "당연히 김문수·조은희를 뽑았다"고 했다.
같은 복지관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이번 선거에 관심이 없다며 질문에도 스마트폰만을 바라보면서도 "찍으면 무조건 2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후보는 누가 나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구청장이든 시장이든 2번 찍을 거다. 2번 찍는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당보다 인물을 보겠다고 했다. 서리풀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박모씨(50대·여)는 "구청장은 조은희씨를 찍었다"며 "이 지역에 살면 이 지역의 이익을 대변해줄 사람을 찍는 게 맞다"고 했다.
박씨는 "2번(이정근) 후보는 재건축 이슈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현황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하겠나"면서 손사래를 쳤다.
서초구 방배동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한 남성(80)도 "구청장은 조은희씨가 됐으면 한다"며 "조 후보가 우면동 도로공사도 해주고 복지관을 만들어 이렇게 치료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조 후보가 그만큼 주민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당을 떠나 누가 내 이득을 실현시켜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정치 혐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일대에서 양산을 들고 선글라스를 낀 채 길을 걷던 50대 여성은 "솔직히 말해서 살면서 '내가 이 후보를 뽑았는데 너무 괜찮다'라고 생각\ 한 적이 없다"며 "이번에도 인물이 특별하게 괜찮거나 하는 게 없다"고 했다.
사거리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43)도 "선거에 관심은 있는데 다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별로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누구를 뽑는다고 발전되는 것도 없고 다 자기네들 싸움"이라며 "특별히 나은 후보도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굳건한 '보수 철옹성'의 분위기 역시 감지할 수 있었다.
방배동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2번"이라며 "20살 시집갈 때부터 한국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를 이미 마쳤다는 그는 "인물은 안 보고 오직 당을 본다"며 "당연히 김문수·조은희를 뽑았다"고 했다.
같은 복지관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이번 선거에 관심이 없다며 질문에도 스마트폰만을 바라보면서도 "찍으면 무조건 2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후보는 누가 나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구청장이든 시장이든 2번 찍을 거다. 2번 찍는 이유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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