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니콘] 반도체 논란 속 '중국 엔비디아' 한우지, 거액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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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6-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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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 AI 칩 유니콘 한우지(캄브리콘), 시리즈 B 투자유치 성공

  • 국가 대표투자기관 및 IT 공룡 대거 투자, 기업가치 25억 달러로 껑충

[사진=바이두]


미국이 중싱(中興·ZTE)에 압박을 가해 타격을 받고 이에 중국 내 반도체 자력갱생 의지가 강해진 상황에서 중국 인공지능(AI) 칩 유니콘이 거액의 투자 유치로 경쟁력을 재정비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수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며 중국 '반도체 굴기'를 재촉하고 있는 유니콘은 바로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한우지(寒武紀·Cambricon)다.

증권시보(證券時報) 등 중국 경제·금융전문지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한우지는 이날 새벽(현지시간) 수억 달러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로 기업가치는 25억 달러(약 2조8000억원)로 뛰었다.

중국 IT 공룡과 소위 국가대표 투자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길을 끈다.

중국국유자본벤처투자기금, 국가투자창업(國投創業), 중신증권투자&진스(金石)투자, TCL캐피털, 중국과학원 과학기술성과전환기금투자, 알리바바혁신투자, 레노버창업투자 등이 한우지의 미래에 거액을 베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굵직한 투자자들을 확보하고 유치한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일단 한우지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천톈스(陳天石)에 대한 신뢰다. 천 CEO는 AI, 반도체 칩 등 분야에서 10여년간 탄탄한 실력을 쌓아온 중국 내 유명 청년 과학자다.

중국과학기술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10년부터 중국과학원 컴퓨터기술연구소에서 활약했다.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가 선정한 '우수청년'으로 중국컴퓨터학회 우수 박사논문상 등을 수상하며 입지를 닦았다.

나머지 하나는 집적회로 등 반도체 산업 발전을 중국이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14년 중국집적회로투자기금이 설립돼 1390억 위안을 모집하고 관련 지원책을 쏟아냈고 올해 5월에는 추가 펀드 조달 방안이 국무원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집 규모는 최소 1500억 위안으로 추정되며 스마트 자동차, AI 등 신흥산업 발전에 집중 투입될 전망이다. 이들 분야 성장을 위한 핵심이 바로 'AI 칩'으로 한우지 미래의 '청신호'가 한층 밝아졌다는 분석이다. 

2016년 3월에 설립된 한우지는 스마트 클라우드 칩 서버, 스마트 단말기와 스마트 로봇 칩 등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하이테크 기업이다. 창립 당해 10월에 세계 최초의 AI 상용 칩이자 딥러닝 전용 CPU,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드론, 자율주행자동차 등에 사용이 가능한 '캄브리콘-1A'를 선보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등장과 함께 중국 AI 대표 기업인 커다쉰페이(科大訊飛) 등에서 수천만 위안의 엔젤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8월에는 국가투자창업, 알리바바창업투자, 레노버창업투자 등이 1억 달러를 투자해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세계 최초 AI 칩 유니콘의 탄생이었다.

한우지가 생산한 단말기용 칩은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의 메이트 10, 룽야오(荣耀·아너) 10 등에 탑재되기도 했다. 화웨이가 작년에 자체개발한 기린 칩셋에 활용된 것으로 중국 반도체 국산화를 이끄는 대표 주자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중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11월 천 CEO는 "향후 중국 AI 칩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세계 10억대 이상의 스마트 단말기에 한우지의 칩을 탑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A주 상장 가능성도 언급된다. 천 CEO는 이번 자금조달 소식을 전하면서 "한우지가 중국 본토 증시 상장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21일 보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천 CEO는 "한우지는 단계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우지는 5억4000만년 전 생물이 대거 출현한 이른바 '생명 대폭발기' 캄브리아기를 의미하는 중문명(中文名)이다. 중국과학원의 AI 연구팀이 2015년 개발한 딥러닝 전용 칩의 이름이기도 하다. AI가 대폭발하는 시대를 앞장서서 이끌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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