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꾸준히 레벨을 높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어느덧 1120원선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에서부터 비롯된 무역 갈등이 전 세계로 심화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8원 오른 1117.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4일(1118.10원) 이후 최고다.
환율은 5.1원 오른 1112.5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개장가를 저점으로 상승했다. 오전 9시 39분까지 꾸준히 오르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 1115원선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오후 2시 24분엔 1117.90원까지 고점을 높이다 소폭 되돌리며 1117원에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5.4원의 변동폭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관세를 20%로 인상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에도 "미국은 자국으로 들어가는 제품에 인위적인 무역장벽 및 관세를 부과해 온 모든 나라가 이를 철폐할 것을 주장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에 의해 상호주의 그 이상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중에도 미국의 무역관련 발언은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고, 자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대중 수출을 통제할 뜻을 밝혔다.
글로벌 무역마찰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대두되고 있다. 위안화도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089위안 높인 6.489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에 비해 0.14% 떨어졌다는 의미다. 원화가 위안화에 연동되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무역갈등으로 인해 하락으로 돌아섰다가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6포인트(0.03%) 오른 2357.88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약 968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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