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웨어 신흥강자 룰루레몬, 어디까지 오를까

1년 동안 주가 2배 뛰어..6월에도 16%↑

고객 충성도 최대 강점..남성 고객도 급증

[사진=룰루레몬 홈페이지]

'요가복의 샤넬'로 통하는 캐나다 스포츠웨어 제조업체 룰루레몬(Lululemon).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가 잔뜩 쪼그라들었지만 룰루레몬에겐 통하지 않는 얘기같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룰루레몬의 주가는 6월에만 16% 넘게 올랐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56%, 1년 전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뛰었다. 

룰루레몬의 주가를 들어올린 것은 강력한 실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월 말 발표된 룰루레몬의 1분기(1~3월) 매출은 6억4970만 달러(약 7224억원)로 전년비 23% 급증했다. 전문가 전망치는 6억1770만 달러였다. 

올해 실적 전망치도 상향됐다. 룰루레몬은 올해 매출이 30억4000만~30억75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당 순익은 3.10~3.18달러로 전망됐다. 

199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칩 윌슨에 의해 설립된 룰루레몬은 요가복이라는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급성장한 케이스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이제 룰루레몬이 스포츠 패션업계의 리더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안드리아 쳉 소매업 애널리스트는 룰루레몬이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와 같은 글로벌 스포츠웨어 공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자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매출 규모는 나이키의 1/10 수준이지만 최근 실적은 룰루레몬이 더 이상 틈새시장 플레이어가 아님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룰루레몬은 고급 소재와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한편 좀처럼 가격을 할인하지 않는 고급화 전략으로 ‘룰루헤드’라고 불리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 충성도는 룰루레몬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수많은 업체들이 스포츠웨어 산업에 뛰어들면서 많은 브랜드가 저가 경쟁에 내몰리고 있지만 룰루레몬은 매장을 중심으로 요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고객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소비자 이탈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다. 

또한 룰루레몬은 마케팅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SNS에서 영향력이 높은 인플루언서들을 포섭했으며 SNS를 통해 디자이너와 소비자가 라이브로 제품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여성 소비자가 압도적이었다면 이제는 남성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스튜어트 하셀덴 룰루레몬 COO(최고운영책임자)는 5월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신규 고객 중 30%가 남성이었다면서 남성 고객이 빠른 증가세에 있다고 밝혔다. 룰루레몬은 2020년까지 남성용 제품의 매출을 10억 달러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룰루레몬의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스트래티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런 애널리스트는 CNBC에서 “룰루레몬은 지난 12개월 동안 가장 주목받은 종목이었다”면서 “장기적으로도 랠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룰루레몬의 목표 주가를 속속 상향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샘 포저 서스쿼하나그룹 애널리스트는 룰루레몬에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 주가를 121달러에서 147달러로 올렸다. 도이체방크의 폴 트루셀 애널리스트 역시 제품군 확대를 통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목표 주가를 117달러에서 137달러로 높였다. 룰루레몬은 28일 뉴욕증시에서 124.9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시장의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룰루레몬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다는 경계론도 있다. 룰루레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6배로, S&P500 종목의 평균인 16배에 비해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