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텐 자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UNFCCC COP) 독일 협상단 대표는 29일 "산업화된 한국은 독일과 비슷하다. 특히 환경 보호 정책이 없으면 경제 성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자흐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특별 조찬 강연회에서 "기후 변화 정책은 경제 성장과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독일은 G20(주요 20개국 정상들의 회의)에서 기후 변화 문제를 최우선 안건으로 올려놓을 만큼 기후 변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기후 변화 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선 비용이 따르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보는 점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미국에선 기후 변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녹색 기술 관련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물론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자흐 대표는 자국인 독일의 성공적 사례를 들며 경제 성장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독일 경제가 매년 2% 수준으로 성장하는데 녹색기술 부문은 매년 8.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며 "물론 녹색 산업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산업도 있지만 녹색 산업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흐 대표는 "독일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를 지니고 있고 현재까지 28% 수준까지 줄였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 보면 상당히 높은 목표수치이지만 독일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산업별로 어느 정도의 목표치를 달성할 것인지 정하고, 환경부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재경부와 협력을 이뤄내야 한다"며 "이후 총리에게 보고되고 정부차원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순차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흐 대표는 "독일 정부는 현재 정책으로 2050년까지 탄소 배출 60%까지 절감할 수 있다"면서 "80% 또는 95%까지도 달성할 수는 있지만 무엇보다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내년까지 법제화한다는 입장이다.
자흐 대표는 섬처럼 고립된 한국의 경우, 다른 국가와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다른 국가와 전력망 구축 비율이 10%에 달하고 2030년까지 15%로 높일 것"이라며 유연한 에너지 공급을 강조했다.
자흐 대표 "한국도 에너지 그리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와 전력망을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에너지 정책 의견이 사회 전반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기술적 타당성과 정책적 인센티브와 더불어 국가적인 컨센서스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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