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목돈을 넣어 놓는 곳'이라는 개념에서 '일상에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금융사'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GS25 편의점 자동화기기(CD·ATM기) 8500여대에서 저축은행 체크카드를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저축은행은 기본적으로 지점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전국에 비치된 자동화기기는 60여개에 불과하다. 해당 지역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는 권역 제한 탓에 지점 확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GS리테일과 손을 잡았다. 곳곳에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 편의점을 거점으로 삼으려는 복안이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이미 편의점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 중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수수료를 고객들이 부담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은 은행이 내고 있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유다.
일각에서 최고금리 인하와 예대율 규제 등으로 안그래도 쪼그라든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 활성화는 당장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지점을 신규로 낸 후 자동화 기기를 설치하는 것보다 이용 수수료를 저축은행들이 부담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발급 건수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체크카드의 일평균 결제 건수도 3129만건으로 1년 새 13.8% 증가했다. 체크카드 사용이 소득공제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진 데 기인한다. 하지만 저축은행 체크카드 사용은 미미한 수준이다. 저축은행에서 체크카드 발급이 허용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발급된 카드는 40만장 안팎에 불과하다.
자동화기기 사용이 편해진 것과 더불어 신용카드 선택 폭도 확대된다. 현재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는 KB국민카드가 유일하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롯데카드가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 중엔 GS리테일에서 할인 받을 수 있는 특화 체크카드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권은 비대면 채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비대면 계좌 개설 애플리케이션(앱)인 'SB톡톡'을 내놓은 가운데 대형사들은 자체 비대면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4월 론칭한 웰컴디지털뱅크(웰뱅)는 출범 두 달여 만에 18만 다운로드, 15만 회원가입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40대 가입자가 9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00% 비대면 채널인 인터넷은행에 디지털과 모바일에 친숙한 젊은층이 쏠려 있다"며 "저축은행은 고령층 고객이 많으므로 비대면 거래 기반을 확대하면 새로운 고객군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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