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 분위기' 미·중 갈등 해결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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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8-07-0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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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레이엄 앨리슨 美 하버드대 교수 특강, 29일 한국고등교육재단서 개최

  • 최근 한반도 화해 분위기…미·중 갈등 해결에 긍정적 작용할 것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달 29일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국고등교육재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미국 최고의 국방정책분석가이자 정치학자인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최근 무역전쟁으로 심화된 미국과 중국의 마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29일 오후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개최한 앨리슨 교수의 이번 특별강의는 최근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양국이 충돌을 피하고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뉴욕타임스 ‘2017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된 베스트셀러 ‘예정된 전쟁’의 저자이기도 한 앨리슨 교수는 패권국과 신흥강국 간의 필연적인 갈등구조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간결한 단어로 묘사해 전 세계 지식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앨리슨 교수는 과거 전쟁을 치렀던 스파르타와 그리스의 관계를 현재 미중 관계에 비유하며 불행한 역사의 반복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이 발발했던 가장 큰 이유는 아테네(신흥세력)의 부상에 따라 스파르타(패권세력)가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중국과 미국도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해 이런 역사적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앨리슨 교수는 최근 한반도 화해 분위기 속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역사적으로 신흥세력과 패권세력이 서로 원해서 전쟁을 하는 경우보다, 제3국 때문에 전쟁으로 치닫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갈등의 큰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역설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창의력을 발휘해 정상적인 행동을 제약하는 경제·정치·안보 요인을 제거하고 문화·경제적 상호 의존도를 확대하는 새로운 관계를 수립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핵심 국가 이익과 중국의 목표를 기반으로 새로운 전략을 구축해야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교수는 “역사적으로 중국처럼 빠르게 부상한 국가는 없었다”면서 “국력이 너무 급격히 상승해 미국은 이에 대한 새로운 관계 정립을 할 겨를이 없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신흥국 대 패권국으로서 상호 이해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국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아시아에도 미치는 영향 크다”면서 “이에 따라 중국은 자신들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국가에게 경제적 보복을 하게 될 것이다. 사드보복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즉, 중국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대(對)중 전략형태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앨리슨 교수는 “내가 중국을 이해하는 데 최고의 가이드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라면서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이 세계 최고 패권국이 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었다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지금 패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4000년전 누렸던 부흥을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이상 세계질서를 규정해온 미국에 대항하는 또 다른 형태의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질서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만약 신흥세력이 주도권을 계속 요구할 경우 ‘투키디네스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앨리슨 교수는 “지난 500년간의 역사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 사례를 분석한 결과,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에 도전한 16개 사례가 확인됐다”며 “그 중 12개 사례는 전쟁으로 이어졌고 전쟁을 피한 사례는 4개에 불과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15세기 세계제국을 두고 경쟁한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1940~1980년대 세계 패권을 놓고 대립한 미국과 소련 등 전쟁을 피한 사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충돌 가능성은 높지만 전쟁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원만히 갈등을 해결해 전쟁을 피한 ‘5번째 사례’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앨리슨 교수는 “현재 핵무기를 보유한 두 국가의 전쟁은 자살을 의미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매우 신중하게 된다”면서 “또한 미국과 중국은 상호 경제적 의존도도 매우 강하다. 충돌은 필연적으로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두 나라는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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