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27 남북 정상회담 기념메달을 발행한다. 지금까지 2000년 1차, 2010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뒤 기념우표가 발행된 적은 있지만 기념메달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관련 업계와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4·27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는 메달을 출시하기로 하고 관련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 기념주화나 지폐는 한국은행이 담당하지만, 기념메달은 조폐공사가 맡는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기념메달은 금·은·동 3종으로 제작한다”면서 “오는 17일부터 주문 접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되는 기념메달 크기와 무게는 싱가포르 정부가 6·12 북·미 정상회담을 기념해 발행한 주화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조폐국이 만든 ‘북·미 정상회담 기념메달’은 은메달 기준으로 무게 31.1g, 크기 40.7㎜다.
발행 수량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금메달 3000개, 은메달 3만개, 황동메달 5만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기념주화가 금·은화만 40만장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적지만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의 기념주화(2만~6만개)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기념메달 디자인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결과를 담아낼 수 있는 디자인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메달이나 주화 디자인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미국 백악관이 지난 5월 공개한 6·12 북·미 정상회담 기념주화의 경우 백악관 전경 위로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날아가는 디자인이 담겼는데 상업적인 흥행만 노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백악관은 지난달 올리브 가지를 물고 날아가는 비둘기로 교체한 새 주화를 공개했다.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첫 기념메달로 의미가 깊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어 최대한 평화적 상징과 의미를 담아내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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