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2020년까지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에 분주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현재 이용되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빨대가 필요없는, 재활용 가능한 컵뚜껑이나 자연분해되는 소재로 만든 빨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전 세계 2만8000여 곳의 매장에서 연간 10억 개의 빨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우선 올가을부터 제1호 스타벅스가 있는 미국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빨대가 필요없는 컵뚜껑이 시범 사용될 예정이다. 얼음을 갈아넣은 프라푸치노 제품의 경우 종이나 자연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가 제공된다.
최근 수년 동안 각종 연구와 다큐멘터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다거북이 코에 기다란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있거나 알바트로스 뱃속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찬 장면들은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시민단체들은 기업들에게 제품 보이콧을 경고하면서 대책 마련을 압박했다.
소비자와 직접 닿는 기업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샌드위치 체인 프레타망제는 개인 용기를 가지고 오는 고객에 대해 할인액을 50펜스(약 700원으로)로 두 배 올렸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과 식당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전 세계에 700개 체인을 가진 하얏트호텔은 고객이 먼저 요구하지 않는 이상 일회용 빨대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맥도날드는 내년부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기로 했다. 테스코, 막스앤스펜서, 유니레버, P&G, 코카콜라 등 굴지의 브랜드들은 2025년까지 일회용 포장지를 퇴출키로 한 영국의 플라스틱 법안에 서명했다.
FT는 기업들이 당장 일회용 플라스틱을 없애는 데에는 비용이 들겠지만 환경 친화적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얻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2017년 P&G는 해변에서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헤드앤숄더 샴푸용기에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벌였는데, 이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한층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영국 슈퍼마켓 체인인 아이슬란드는 2023년까지 자체브랜드에 플라스틱 완전 퇴출을 발표했는데 과감한 결단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앨런 맥아더 재단의 샌더 디프루이트 연구원은 플라스틱 퇴출이 덮어놓고 정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식음료 업체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섣부르게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포기했다가 음식물 부패나 대체품에 의한 탄소배출이 도마에 오를 수 있으며, 환경 친화적이라고 주장하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역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