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6위인 한화손보가 메리츠화재(5위)를 맹추격하고 있지만 쉽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는 메리츠화재를 뛰어넘는 등 저력을 보였지만, 메리츠화재의 텃밭인 장기보험 부문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올해 1분기 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 7.23%를 기록해 8.98%를 기록한 메리츠화재와 1.75%포인트 차이가 났다. 지난해 말 1.49% 수준이었던 격차가 더 확대된 것이다. 둘의 점유율 격차는 2016년 줄어드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와 올해 더 커지는 추세다.
한화손보는 오랜 기간 메리츠화재에 이어 6위로 지냈다. 메리츠화재가 손보업계 빅5로 불리며 대형사로 자리매김한 반면 한화손보는 중소형사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한화손보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외형 성장을 통해 '메리츠화재 따라잡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이미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메리츠화재를 추월해 손보업계 5위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판매 실적은 2154억원으로 메리츠화재의 1977억원 보다 더 나았다.
문제는 장기보험이다. 전통적으로 장기보험 부문이 강했던 메리츠화재의 판매 노하우를 쉽게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한화손보의 장기보험 판매 실적은 1조164억원으로 메리츠화재 1조3454억원 대비 열위했다. 한화손보의 장기보험 판매 실적은 지난해 1분기 대비 늘었지만 메리츠화재가 그 이상 성장하면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확대되는 형국이다.
여기에 규제 강화로 인해 향후 한화손보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운영이 실시된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따르면 대기업 금융사는 금융·비금융계열사의 지원을 과다하게 받는다고 판정될 경우 자본 추가 적립 등 당국의 조치를 받게 된다. 아무래도 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화손보가 최근 몇 년 동안 성장세가 좋았지만 메리츠화재가 더 크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시행되면서 한화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워져 한동안은 한화손보가 메리츠화재를 추월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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