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향후 2년] 원구성 이해득실…민주·한국 '선방'·바른미래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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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8-07-1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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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국정운영 필수 상임위 확보

  • 한국, 예결위·산자위 등 알짜 차지

  • 평화정의, 농해수위 선점 큰 만족

  • 바른미래, 경제 상임위 모두 놓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앞으로 2년 동안 국회를 이끌어갈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배분을 두 달 만에 마무리하고, 11일 원 구성 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일부 서로 양보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민주당은 국정운영에 필수적 상임위인 운영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을 싹쓸이했다는 점을 스스로 높게 평가했다.
 
기재위와 정무위는 경제정책을 운영하는 핵심 상임위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려면 필요한 상임위다. 기재위는 세제와 재정 등 거시경제정책 전반을 다루고 정무위는 금융개혁을 추진한다. 
 
민주당 내부에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분리된 문화체육관광위를 가져온 것도 "당연히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경제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맞으며, 문화체육관광위는 예산 배정 측면에서도 손에 꼽히는 상임위라 '명분'과 '실익'을 모두 챙겼단 이유에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개혁 입법 과제, 민생 살리기, 한반도 평화 등 우리 당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원칙을 가지고 원 구성 협상에 임했다.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한국당에 내준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를 아쉬워하는 의원들에게 "운영위에서 소위원회를 만들어 제도 개선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분명히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오른쪽)과 안상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가져올 수 있는 '알짜 상임위'를 모두 챙기며 실익 측면에서 안팎으로 높게 평가받았다. 한국당은 국토교통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위원회 등 예산이 많은 상임위를 대거 확보했다. 야당이라 국정운영에 관여할 수 없는 만큼 예산으로 지역구에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또한 민주당과 샅바 싸움 끝에 법사위까지 끌어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당 독주 체제가 갖춰진 상황에서 개혁입법연대로 입법 권력마저 독점하려는 정권의 시도에 맞선 최후의 저지선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경제 상임위를 내주고 환경노동위 등을 가져온 데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노동계 출신'인 김 원내대표가 한쪽으로 치우쳐 그동안 보수정당이 지켜왔던 경제 상임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줬단 이유에서다. 실제로 경제 정당을 표방해온 보수정당은 단 한 번도 기재위를 진보정당에 내준 적이 없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사회개혁을 선도하는 정당으로 합리적 노동·사회개혁을 주창하겠다"고 밝혔다.
 
평화와 정의모임은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대부분의 의원이 호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평화당은 희망하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선점한 것에 대한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농촌이 많은 호남에서는 농해수위의 역할이 지대한 데다가 농촌 관련 예산도 많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비상설특위 중 정치개혁특별위를 가져왔다. 정의당의 숙원인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법사위를 한국당이 차지한 데 대해 정의당은 큰 반감을 나타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법사위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손에 쥔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착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받은 게 전부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배정받은 바른미래당은 두 개 상임위를 가져오면서 구색은 갖췄지만, 실익과 명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 암울한 분위기다. 교육위는 쟁점은 크나 실익은 없는 상임위로 꼽힌다. 또, 정보위는 국정의 핵심인 국정원 소관 상임위지만 비상설 상임위에 비해 열리는 횟수가 적을 정도로 국회에서의 역할은 크지 않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경제 정당을 표방했고 경제 관련 상임위원장 배정에 관한 언급을 여러 차례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관련 상임위원장 배정을 받지 못한 점에 대해 의원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은 "기가 찬다"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상임위만 챙겨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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