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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인이 미란다 가족에게 남길 편지. 뒷마당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길 부탁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
[노트펫] 이사는 스트레스 받고 힘든 일이다. 게다가 전에 살던 사람들 때문에 불쾌한 일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감동받게 되는 일도 있다.
한 가족이 이사 간 집에서 전 주인의 편지를 받고, 12년째 뒷마당에서 산 길고양이 입주자를 받아주기로 했다고 온라인 예술 잡지 보어드판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미란다(23세)는 워싱턴으로 이사하면서, 전에 살던 가족의 편지를 받게 됐다. 미란다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그 편지와 사진들을 공유했다.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소중한 우리 집에 온 것을 환영해요!
당신도 우리만큼 이 집을 즐기길 바랍니다! 우리가 당신에게 부탁할 것이 하나 있어요. 들어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들어준다면 감사합니다. 뒷마당에 오렌지색 노령 고양이가 살고 있어요. 길고양이인데, 12년 전에 우리 집 뒷마당에서 태어났어요. 발을 다쳤고, 당신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할 거예요. 우리는 수년째 하루에 2번씩 매일 밥을 줬어요. 뒷마당 베란다에 물과 함께 건식이나 습식 사료를 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겨울과 비 오는 날을 위해서 작은 고양이 집도 뒷마당 벽 쪽에 마련해놨어요. 당신이 고양이에게 계속 밥을 준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고양이를 남겨두고 떠나게 된 사실이 정말 싫어요.
신의 가호가 있길 바라고, 새 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미란다 가족은 그 집에 12년간 거주한 고양이 입주자가 있단 사실을 알고 놀라면서도, 동시에 재미있어 했다. 또 전 주인이 그 고양이에게 마음을 쓰며 배려했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
미란다는 “처음 그 편지를 읽고 나서 다정하다고 생각한 동시에 웃었다”며 “우리가 길고양이를 끌어들이는 자석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미란다 가족은 이미 고양이 5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위니, 올리버, 탱크, 타이니, 스모키 등 5마리 중 4마리가 길고양이를 구조해 입양한 고양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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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가족을 지켜본 고양이 라즈. |
게다가 놀라운 사실은 뒷마당의 고양이가 편지를 읽는 미란다 가족을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미란다는 “그 고양이는 우리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밖으로 나오자 우리와 거리를 유지했지만 도망치지 않았고, 배고프면 문 앞에 와서 우리가 알게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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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달라고 조르는 라즈. |
미란다 가족은 고양이에게 ‘라줌 다르’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줄여서 ‘라즈’라고 불렀다. 미란다가 키우는 반려견 ‘닉스’가 라즈와 처음 만났는데, 다행스럽게도 둘은 서로 쳐다보기만 할 뿐 도망치거나 싸우진 않았다고 한다.
물론 미란다는 전에 살던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미란다 가족은 매일 라즈에게 밥을 주고 있다고 한다. 누리꾼들도 미란다 가족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라즈가 새 가족과 잘 지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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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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