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0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중국 상무부가 이틀 만인 12일 2000자 분량의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이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미국의 불공정 무역행위, 지재권·기술 절도 등에 관한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예상했던 보복 방안은 담겨있지 않았다.
이날 저녁 상무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성명은 "미국은 중국이 통상무역에서 불공정 행위를 하면서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고 모욕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을 왜곡한,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내 정치적 수요와 중국 발전을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미·중 관계의 진상을 왜곡하는 정치적 논리를 날조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미국이 주장하는 무역불균형 문제와 관련해서 성명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거액의 적자를 입었다는 건 사실 과대평가됐다"고 꼬집었다. 성명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은 미국내 낮은 저축률, 미국 달러화의 국제기축통화 지위, 산업 경쟁력과 국제 분업화, 미국의 하이테크 기술의 대중국 수출 제한에 따른 것이지 중국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서 성명은 중국 정부는 이미 상대적으로 완정된 지재권 법률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지재권 법원과 전문 재판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외 지재권 사용료 지불액은 286억 달러로, 2001년 세게무역기구(WTO) 가입 때보다 15배 이상 늘었다는 근거도 덧붙였다.
이밖에 성명은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에 강제로 기술이전을 요구한 적도 없으며, 중국기업과 외국기업간 기술협력은 모두 자발적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성명은 "미국은 중국이 미·중 경제무역 갈등을 무시하며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도 지적했다. 중국은 경제통상 마찰이 고조되는 걸 막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해왔으며, 문제가 오늘날 이 지경까지 다다른 것은 완전히 미국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성명은 (미국의 무역전쟁에 맞서)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반격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국가 이익과 글로벌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으로, 완전히 정당하고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미국의 무역전쟁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적으로 삼음으로써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중국은 앞으로도 이미 세워놓은 계획과 리듬에 따라 확고히 개혁·개방을 추진할 것이며, 전 세계 각국과 함께 자유무역 원칙과 다자간 무역체제를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현재 미국의 무역제재 조치가 기업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수입구조 조정, 신흥시장 개척, 소비잠재력 발굴, 산업·시장·투자 구조조정, 기업 직업훈련 등이 그 예라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은 1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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