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습 감독하는 강아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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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7-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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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의 방해 아닌 방해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해 시험을 망쳤다는 푸념(a.k.a. 변명)을 늘어놓는 보호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오죽하면 시험 기간 중 기피 대상 1호가 스마트폰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인데.

자기 말고 다른 곳에 관심이 팔린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거나, 귀여운 모습으로 자꾸만 눈길을 끄는 탓에 도무지 공부에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아이들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과는 다르게 주인에게 공부를 시키는 강아지 선생님이 있다고 한다.

지난 11일 한 동물 커뮤니티에 "아니, 누나 제발 공부하라고"라는 글과 함께 한 마리 강아지의 사진이 게시됐다.

"누나~ 지금 책 안 보고 어디 보는 거개?"

마치 자습시간에 매의 눈으로 학생들을 감독하는 선생님처럼 주인이 딴짓을 하나 감시하는 무서운 강아지 선생님의 모습이다.

사진 속 강아지의 이름은 '조아', 이제 생후 7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는 크림푸들 남자아이다.

조아는 먹기 위해서라면 쓰레기통 뒤지기도 서슴지 않는 엄청난 식탐을 자랑한단다.

조아의 보호자인 민정 씨는 "사실 조아가 공부 안 하고 딴짓을 하나 감시한 것은 아니다"며 "호기심도 식탐도 많아 오늘은 뭘 먹나 식탁을 살펴보다가 탐탁지 않아서 쳐다보고 있던 것 같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개~♬"

당시 민정 씨는 식탁에 앉아 토익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한참 공부를 하다 보니 슬슬 엉덩이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단다.

딴짓 좀 해볼까 싶어 살짝 고개를 든 민정 씨는 따가운 시선과 마주쳐버렸는데.

민정 씨를 화들짝 놀라게 만든 건 맞은편 식탁의자에 앉아 있던 조아였다.

"누나,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개!"

조아는 공부 중인 민정 씨의 바로 맞은편 식탁의자에 앉아 민정 씨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민정 씨는 자율학습 시간에 딴짓을 하려다 감독하는 선생님과 눈이라도 마주친 듯한 기분이 들어 서둘러 책으로 시선을 옮겨야 했다.

"빨리 먹고 게임 ㄱㄱ?"

사실 조아는 평소에도 민정 씨가 밥을 먹으면 맞은편에서 항상 민정 씨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다.

그런 조아가 안쓰럽지만 몸에 안 좋은 사람 음식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식사가 끝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게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식사를 마치고 나면 괜히 미안한 마음에 조아용 간식을 챙겨주는 걸 잊지 않는다.

아마 저 날도 민정 씨가 식탁에 앉아있으니 뭐를 먹나 궁금해서 식탁의자에서 킁킁거리다가 평소 같으면 진작 간식도 주고 놀아도 줬을 민정 씨가 식탁에 계속 머물며 눈길 한번 주지 않으니 이상해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단다.

"누나, 오늘은 뭐 먹개?"

"엄청난 에너지를 자랑하는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라고 조아를 소개한 민정 씨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공부하다 조아랑 눈이 딱 마주치니까 괜히 딴짓하다 걸린 것처럼 당황스러웠다"며 "꼭  감시하는 것 같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으로 남겼는데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조아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 더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영어 잘할 수 있개 야너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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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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