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보선은 지방선거 결과와 마찬가지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12곳 중 11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기존 4곳(부산 해운대을, 경북 김천, 충남 천안갑, 충북 제천·단양) 중에서 경북 김천을 지켜내는 데 그쳤다.
‘미니 총선’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규모가 컸던 재·보선을 통해 12명의 국회의원이 대거 입성하면서 하반기 국회에서 이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이에 아주경제는 여야 당선인 12명을 만나 국회 입성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맞춰 기능과 역할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동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58)은 1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김해신(新)공항 문제는 단순히 지역주민 민원 차원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경남 김해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김 의원의 ‘1번 공약’은 김해신공항 원점 재검토였다.
선거운동 당시 이미 결정된 정부 정책을 뒤집어 지역 갈등을 재점화시킨다는 일부 비판여론이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정부에서 잘못 이뤄진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김 의원은 “사실관계를 알고 나면 그런 얘기는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지역민심도 김해신공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천공항의 재난 발생 때 대체할 수 있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운항과 중·장거리 국제선 취항이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8월로 예정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발표가 다가온 만큼 신공항 문제에 주력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아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로 신청하면서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김해신공항 문제를 특유의 ‘뚝심’으로 정면 돌파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의 뚝심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지역 운동권 학생과 인권변호사로 만난 김 의원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참여정부 청와대 공직자 생활로 이어졌고,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낙향’하는 노 전 대통령을 따라나섰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김 의원은 3년간 주경야독 끝에 친환경 오리농법을 성공시키며 ㈜봉하마을 대표이사로 10년 동안 김해 봉하마을을 지켰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모시기 위해 봉하마을로 내려갔지만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관광객들에게 인공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문제제기를 한 내가 결국 총대를 메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슬픔을 노동으로 이겨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그에게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타이틀을 남겨주고 떠났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농사에 매달리게 됐다”면서 “슬픔과 분노를 농사로 풀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전 의원의 경남지사의 출마도 강하게 권유했다. 결과적으로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던 본인도 짐을 나눠지기 위해 김해을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사꾼’이었다. 김 의원은 “불과 110일 전만 해도 내가 ‘선수’로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처럼 원칙과 상식에 따라 국민만 바라보고, 시대정신에 투철한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호 의원 프로필
△1960년 제주(추자도) 출생 △부산남고 △부산대 경제학과 △부산민족민주연합 사무차장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대통령기록관리 비서관 △㈜봉하마을 대표이사 △제19대 대통령선거 문재인 후보 농업정책 특보 △민주당 김해을 지역위원회 지속발전특위 위원장 △제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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