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올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어 금리 상승기에 서민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잔액은 54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조원(14.4%) 늘어났다.
이는 전년 증가율(13.7%)보다 높고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6년 11.6%에서 지난해 8.1%로 줄었지만 자영업자는 증가 속도가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자영업자의 비은행 대출은 26.5% 늘어났다. 은행 대출 증가율 9.7%의 3배 가까운 수치다. 비은행 대출 비중도 26.7%에서 30.6%로 치솟았다. 비은행 대출은 이자가 높고 만기가 짧아 빚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기업대출이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음에도 자영업자의 은행권(1금융) 대출은 2조원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대출 잔액 증가뿐 아니라 연체율까지 동반 상승 중이라는 점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자영업 대출 연체율은 0.245%로 전분기 말 대비 0.045% 포인트 상승했다. 절대 수치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상승세로 전환한 데다 이자도 오르고 있어 취약차주 부실이 우려된다.
사실 이 같은 우려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미 예견돼 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월평균 매출은 2016년 하반기 3870만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상반기 3787만원, 하반기에는 3438만원까지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372만원으로 더 줄었다. 이익은 축소되는데 비용은 늘어나자 대출을 늘렸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적자와 폐업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빚을 늘렸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부채 증가는 서민경제의 적신호를 의미한다"며 "최저임금과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자영업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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