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시간이나 속도 제한이 없다”면서 장기 협상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VOA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면서 ”그저 프로세스(과정)를 밟아갈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협상은 계속되고 있고, 아주 잘 되고 있다”면서 “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우리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인질은 돌아왔고 (핵) 실험도 없다. 지난 9개월 동안 로켓은 한 차례도 뜨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현재 북한과의 협상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는 것이다. 당초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속전속결로 해결하는 ‘일괄타결’을 내세우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대두된다.
하루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다. 그는 CBS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결과 이행을 위해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것은 수십 년간 계속돼 온 것이지만 나는 정말로 서두르지 않는다"며 "그러는 동안 막후에서 아주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협상 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아직 시간이 있다. 수년간 계속된 일인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북핵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우리가 논의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전 세계적인 핵무기 감축"이라며 "그 90%를 가진 미국과 러시아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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