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제조업 공장들이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직면했다.
실제 국제노동기구(ILO) 자료를 보면 베트남에서 산업 자동화로 인해 오는 2020년까지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트남 노동력의 질은 10점 만점에 3.79점으로 아시아 12개 국가 가운데 11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 근로자의 56%가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위험분석 자문사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는 ILO 전망을 인용하며 동남아 국가의 제조업 근로자 절반 이상이 로봇 자동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에서 종사하는 근로자 86%가 실업 위험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공장 생산 라인에서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 도입에 대한 경고는 그동안 무시됐다.
베트남 기업들은 자금력이 부족해 외국계 기업만 로봇을 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남 제조업체가 더 많은 로봇을 도입했다.
베트남 의류업체인 비타진(VitaJean)은 공장 자동화를 통해 직원을 1800명에서 1250명으로 줄였고 현재 800명까지 감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향후 450명의 고급 인력만 남게 될 것이다"면서 "오는 2019년까지 자동 생산 라인 구축을 추가로 완료하면 생산비를 20% 더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가스레인지 제조업체인 나밀럭스(Namilux)는 최근 6~7년 동안 생산 라인을 자동화하고 있다. 이에 과거 8명이 처리하던 작업을 2명이 하고 있다.
나밀럭스 관계자는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를 3~4배 줄일 수 있고 일부 업종에서는 10배 넘게 축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라 채널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인권부문 책임자는 "기업의 자동화 과정은 점진적이지만 공급망에 종사하는 수백만명의 근로자들은 의도치 않은 심각한 결과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책임자는 자동화가 인권에 미치는 악영향을 확인하고 시민 사회, 정부와 협력해 자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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