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30일 "정치가 좌우로 흔들릴 때 한 치 흔들림 없이 오직 아래로 시선을 내리꽂은 노회찬처럼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고(故) 노회찬 의원 장례를 마무리한 뒤 정의당을 대표해 국회 정론관에 섰다. 이 자리에는 심상정·윤소하·김종대·추혜선 등 정의당 의원 전원이 함께했다.
이 대표는 '국민께 드리는 감사인사'를 통해 "누구도 노회찬을 대신할 수 없지만, 우리가 모두 노회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암흑 같고 비현실적인 일주일이었고, 아직도 우리가 이렇게 서 있는 자리에 그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이 비통함의 절벽 앞에서 저희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준 것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애도 물결에 동참한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난 한주는 그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갈아 넣어 만든 진보정치의 역사가 얼마나 슬프도록 위대한 것인지 알게 한 시간이었다"며 "시민들의 눈물과 울음이 그것을 웅변했고, 저희는 노회찬을 지키지 못했지만 여러분이 노회찬을 지켜주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록적인 폭염에도 빈소와 분향소를 찾은 7만여명의 추모객을 비롯해 조의를 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회장(葬)을 치르게 해준 문희상 국회의장 등 국회 관계자, 그리고 새로운 당원 가입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영결식장에 도열해 고인을 맞이한 국회 청소노동자와 장지로 가는 길을 안내해준 택시노동자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어쩌면 알게 모르게 많은 시민 곁엔 이미 노회찬이 있었다"며 "누군가에겐 정치의 유쾌함과 통쾌함을 선사하는, 누군가에는 투명인간(사회적 약자)을 위해 항상 낮은 곳에서 분투하는 노회찬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이제 정의당은 그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모은 힘을 쏟겠다"며 "우리 모두의 삶에 노회찬을 부활시키는 것이야말로 노회찬의 간절한 꿈에 성큼성큼 다가가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한때 노 의원을 수사 선상에 올린 데 이어 심상정·김종대 의원에 대한 조사방침을 밝힌 '드루킹' 특검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특검이 과도하게 언론에 흘리는 부분에 대해선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와 관련, 당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노 의원 별세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 후임 인선과 민주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복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정의당은 원내대표를 따로 선출하지 않고, 당분간 윤소하 원내수석부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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