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율 올리며 긴장 고조··· "트럼프, 중국의 급소 노려"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물품에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율을 당초 예정됐던 10%에서 25% 올릴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관세율 인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지시한 것이며, USTR은 며칠 안에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관세율 인상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번 관세 부과 물품 목록에는 식료품부터 철강, 타이어 등 각종 소비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는 않았지만, 관세율이 기존의 두배가 넘게 오르면서 양국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는 무역갈등에 있어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압력을 더 가하고 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7월 초 미국 정부는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시작으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중국은 동일한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섰다. 미국은 또 중국산 제품에 대한 16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미국의 중국 비즈니스 협의회 부회장인 에린 에니스(Erin Ennis)는 10%의 관세 부과도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25%로 관세율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의 부담을 더 키울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압박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포브스는 "그동안 높아지는 인건비와 각종 규제 문제로 중국을 떠날 준비를 했던 외국 기업들의 이탈이 무역전쟁을 계기로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 기술과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등을 중심으로 1억13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지역 내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분쟁을 통해 중국의 급소를 겨누고 있으며, 중국도 그것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급 대화 위한 물밑작업 진행··· "성과 낼 가능성 적어" 우려도
이 같은 갈등 속에서 대화 재개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해결을 위해 협상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 측 실무진이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물밑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 악화하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상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대화 재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부과 관세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불안은 다시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므누신과 류허 양측이 협상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매우 초기 단계일 뿐이며 양쪽이 모두 서로에게 해결 방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어 교착 상태가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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