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의사단체가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와 관련한 정부의 특단적인 조치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 집회를 예고했다.
의협은 오는 5일 낮12시 청와대 인근 효자동치안센터 앞에서 집회를 실시하겠다고 3일 밝혔다. 의협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20명은 이날 집회에서 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할 계획이다.
경찰과도 협력한다.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폭행 관련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전담콜센터를 추진한다.
의협은 의료인 폭행 사건 발생 시, 초동수사 강화와 적극적인 가해자 구속수사, 무관용 원칙 등을 매뉴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청과의 협의를 통해 응급실내 무장경찰이 상주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인 폭행 전담 대응팀(콜센터)을 조직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의료기관 내 폭행사건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엄격한 양형기준 개선도 필요하다. 의료인 폭행은 상습상해에 준해 엄벌에 처해야한다”며 “경찰청장에 이를 요구할 것이다. 현재 면담을 요청했고, 아직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협의 노력은 의료인 폭행사건에 대한 뚜렷한 대책 방안이 부재한 상태에서 연달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자 시작됐다. 하나의 이슈가 아니라 경각심을 크게 갖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한 환자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폭행해 뇌진탕과 코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 이어 환자가 의사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경북 구미차병원에서 주취자가 철제 트레이로 전공의(레지던트) 정수리를 내리쳐 동맥이 파열됐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술에 취한 환자가 응급구조사와 간호사를 폭행한 사건이 전주시에서 발생했고, 지난 5월에는 주취자가 구급대원을 폭행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정 대변인은 “의료인 폭행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약 15만명이 동의하면서 얼마 전 마감됐다”며 “의협은 의료인이 안전한 진료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대책마련 촉구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병원장과 대한병원협회장,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등과 함께 ‘응급실 의료인 폭력사태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오는 14일 개최한다. 공동대처방안과 의료인 폭행 관련 대국민 호소문‧대정부 서신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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