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가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예약판매에 나선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미미하고 갤럭시노트9의 타깃층과 알뜰폰 소비자가 맞지 않아 알뜰폰 업계가 신제품 효과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시장점유율 1위 CJ헬로를 비롯해 SK텔링크, 미디어로그는 13일부터 20일까지 각사 온라인 쇼핑몰 및 일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갤럭시노트9 사전 예약을 진행한다.
40여개에 달하는 알뜰폰 업체 가운데 갤럭시노트9 사전 예약에 나서는 업체는 3사뿐이다. 이들의 물량을 다 합쳐도 500대 안팎으로 전해진다. 미디어로그가 300대로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고, 나머지는 100대 미만 수준이다. 사전예약에 따른 별도의 프로모션을 진행하진 않는다.
이번 갤럭시노트9 출시로 그동안 잠잠하던 이동통신시장이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활기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실탄이 부족한 알뜰폰 입장에서는 훈풍을 기대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신규 프리미엄폰은 폰 자체가 고가라 알뜰폰을 통해 개통하는 수요가 미미하다”면서 “알뜰폰 업체도 신규 폰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적은 물량을 들여오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이통3사는 사전예약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휴대폰 케이스와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사은품을 준비하며 고객몰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다.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8이 출시됐을 당시에는 10월 한 달 동안 60만여 건에 이르는 높은 수치의 번호이동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초기 마케팅에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비 절감 기조에 따른 여파로 올 상반기 침체기를 겪은 이동통신시장이 갤럭시노트9 출시로 하반기 분위기를 바꿀지 주목된다”면서도 “그러나 이와 관계없이 알뜰폰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 우려가 되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알뜰폰의 전망은 갈수록 내리막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번호이동 건수는 48만7533건을 기록한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모두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 반면, 알뜰폰만 전체 가입자가 줄었다. 이는 알뜰폰이 번호이동 통계에 반영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라 알뜰폰 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는 보편요금제 입법 등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에 이통사들이 자체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알뜰폰의 요금 경쟁력이 갈수록 줄어듦에 따라 가입자 이탈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