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범여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DJ 적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김대중 정신’ 가운데 평화와 경제를 각각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9년 전, 우리는 두 분의 대통령을 잃고 8년이 지나서야 다시 집권할 수 있었다”며 “우리 당만의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했고, 국민 여러분께서 촛불을 들고 앞장선 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에 우리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를 맞아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다시금 되새길 것”이라며 “지역주의 극복과 한반도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생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책임정당으로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아홉 번째 맞는 대통령님의 기일이지만 올해는 더욱 뜻 깊은 순간”이라며 “18년 전 김 전 대통령님께서 분단 55년 만에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덕분에 비로소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의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뿌려진 평화의 씨앗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의해 열매를 맺었고,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 울창한 숲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고 분단의 역사를 매듭 짓겠다”고 전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김대중 정신의 핵심은 민주주의와 인권, 서민경제, 남북 협력 강화였다”면서 “한반도 평화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지만 경제는 곳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장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준비된 경제대통령’을 자임하고, IMF 극복을 위해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의 전환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이끄셨다”며 “지금의 어려운 경제 현실 극복을 위해 김 전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평화당은 김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영화 ‘공작’을 단체 관람했다. 영화는 15대 대선에서 안전기획부가 김 전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북한과 물밑 거래를 통해 대선에 개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주인공인 비밀요원 ‘흑금성(본명 박채서씨)’은 실제로 정동영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변인과 접촉해 북풍 공작을 차단하기도 했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 추모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9주기 추도식을 거행한다. 문 의장은 초대 인사말에서 “추도식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사상을 계승발전시키고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추도식에는 추미애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동영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도식은 문 국회의장 추도사, 추모영상 상영, 추모공연, 종교행사, 유족대표 인사에 이어 묘소로 이동,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