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재활환자가 요양병원에서 쫓겨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암재활협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무분별한 입원진료비 삭감조치로 인해 요양병원 입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국민건강보험법령에 따라 건강보험 요양급여로 청구된 진료비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청구된 의료비가 적절한지 심사‧평가하는 것이다.
암재활협회는 심평원이 암환자를 환자분류표 7개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인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분류하고, 입원진료비를 전액 삭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환자는 환자평가표에 따라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문제행동군, 인지장애군, 의료경도, 신체기능저하군 등 7개로 분류하고 있다.
암재활협회는 2016년 한 해만 27만명 이상의 암환자가 새로 생겼으며, 현재는 암환자가 20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중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분류돼 암 재활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암환자는 6만2000여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평원 삭감으로 인해 암환자가 요양병원에서 강제로 퇴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요양병원에서 강제 퇴원당한 암환자 중 3명은 사망했으며, 암환자가 참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심평원이 이 같은 조치의 기준과 근거조차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전국 요양병원을 상대로 점점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재활협회는 “심평원과 보건복지부는 암환자 생명권과 건강권을 박탈하는 입원료 전액삭감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기존의 삭감 대상자 전원을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평원은 이를 반박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입원분류군은 심평원이 아니라 해당 병원 의료진이 평가해 결정하는 것이며, 암환자 다수를 신체기능저하군으로 지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체기능저하군에 속한 암환자는 1만8778명이며, 이는 요양병원 전체 암환자(5만8042명)의 32.35%다.
심평원은 “신체기능저하군이라고 해서 무조건 입원진료비를 삭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요양급여 적용기준과 방법에 따라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진료기록부를 요양병원에 요청해 검토한다”고 말했다.
검토 결과, 지나친 장기입원과 외출‧외박 등을 자주하거나, 일상생활 정도를 평가하는 일상생활수행능력(ADL) 검사에서 입원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 등에 한해 입원진료비 심사조정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심평원은 “삭감이 있었던 경우, 의학적 관점에서 입원 후 치료할 만한 치료내역이 없는 점 등을 해당 요양병원에 확인했고, 이에 대한 자체 시정 안내 역시 3회에 걸쳐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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