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이 계속된 문제다. 한동근이 최근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했고 뮤지컬 배우 박해미 남편을 비롯해 태권도 선수 이아름도 만취상태에서 운전해 물의를 일으켰다.
반복되는 연예인들 음주 운전을 바라보는 여론이 차갑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취소인 경우도 다반사지만 자숙기간을 가진 뒤 복귀하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설마 걸리겠냐는 느슨한 인식이 문제라며 음주운전이 예비 살인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수 한동근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서울 서초구 동덕여고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그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3으로 면허 취소수준이다.
특히 한동근은 지난 2016년 KBS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뇌전증’임을 고백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뇌전증은 간질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질환으로,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발작이 반복적(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2회 이상)으로 발생해 만성화된 질환을 의미한다. 뇌전증 환자는 운전 중 갑자기 발병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환자인 한동근이 술까지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또 지난달 27일 배우 박해미의 남편인 뮤지컬 연출가 황민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황민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으로 한동근과 차이가 거의 없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은메달 리스트 이아름(26)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6일 이아름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아름은 지난달 28일 오전 1시35분쯤 수원시청 인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51%의 만취 상태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이은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커뮤니티 등에서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최근에만 배우 윤태영, 윤제문, 구재이, 모델 예학영, 가수 준케이, 김현중, 길, 정상수, 방송인 안시우 등이 음주운전에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이중 윤제문, 길, 정상수, 가수 강인, 등은 상습적인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처분을 받고 활동 중지와 복귀를 반복했다.
문제는 음주운전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연예인도 있고 자숙 후 슬그머니 복귀 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누군가는 그의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었는데 말이다.
음주운전으로 자숙 후 복귀한 연예인들은 수도 없이 많다. 진심어린 자숙인지, 형식적인 활동중단 기간인지는 확인할 길은 없다. 실제로 ‘자숙’의 범위와 기간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이와 관련한 여론의 갑론을박은 꾸준히 있어왔다.
스타들의 자숙기간은 1년, 6개월, 3개월… 짧게는 1개월을 채 못 채우고 복귀 한다. 이 때문인지 잘못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자신의 행보를 함께하고 응원해주는 대중과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스타들은 본인의 목숨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음주운전을 자행해서는 안된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공인이기에 더욱 그렇다.
강태규 평론가는 “1990년대 이후 음주운전·폭행·마약·도박 등 사건·사고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300여 명에 달하고 그중 음주운전이 70%로 가장 많다”며 “시민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들은 더 엄격한 기준으로 스스로를 통제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그는 “음주운전 후 복귀를 서두르는 연예인들의 인식도 문제이지만, 이를 쉽게 허용하는 방송사도 문제”라며 “자사 프로그램 흥행을 위해 음주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이른 시간에 복귀의 장을 열어주는 ‘온정주의’를 지양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는 살인행위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스타라면, 더더욱 해서는 안될 중범죄다. 스타들의 자중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