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오는 21일 공급 카드를 추가로 제시하겠다고 밝혀 예상 후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및 관련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과 현재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협의를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우선 협의가 이뤄지는 곳부터 우선적으로 택지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그 출발점이 오는 21일이 될 것이다. 이후로도 2차, 3차 협의가 돼 나가는 지역들에 한해 차례로 공급에 나설 것"이라며 사실상 그린벨트 택지 공급 방안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때문에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서울 일대 철도 유휴부지가 가능 후보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철도 유휴부지는 그린벨트와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기본적으로 교통 및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실수요층을 끌어들이기에 적합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전국 철도 유휴부지는 지난해 6월 기준 1806만㎡ 규모에 달한다. 이 중 현재 활용 중인 770만㎡를 제외하면 1036㎡로, 이는 여의도 면적의 3.5배 수준이다.
수도권 일대에는 △경부선(경기 오산) 3만6766㎡ △경춘선(서울 성북~강원 춘천) 152만8614㎡ △중앙선(서울 청량리~강원 원주) 196만2585㎡ △수여선(경기 수원~여주) 9만1606㎡ △수인선(경기 수원~고색) 5만4688㎡ 등 유휴부지가 있다.
특히 서울시는 이미 2016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개발 가능한 철도 유휴부지를 관리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 내 철도 유휴부지는 총 37곳, 359만6900㎡ 규모로 △중심지 △상업중심 △복합지역 △근린생활 △주거중심 등 5개 유형으로 분류된다. 또 이들 부지는 정합성 검토에 따라 △1차(성숙) △2차(중도) △3차(미흡)로도 나뉜다.
성숙·중도 평가를 받은 유휴부지는 총 19곳으로, 중·장기 개발이 이뤄지는 곳들이다. 시는 어느 정도 사업이 진행된 이들 지역 외에 미흡 평가를 받은 유휴부지 가운데 주택 공급이 가능한 차량기지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미흡 평가가 내려진 차량기지로는 △이문차량기지(3만2968㎡) △구로차량기지(25만3224㎡) △군자차량기지(21만2000㎡) △고덕차량기지(25만5966㎡) △방화차량기지(17만965㎡) △신내차량기지(19만140㎡) △천왕차량기지(19만7026㎡) △개화차량기지(37만9683㎡) 등이 있다.
구로차량기지의 경우 경기 광명시로 이전되며 남은 부지를 상업·업무시설이 어우러진 복합시설로 개발한다는 계획이 나온 상태다. 이 공간에 주택이 함께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내차량기지의 경우 류경기 중랑구청장이 차량기지를 경기 구리시나 남양주 등지로 옮기고 이 공간에 상업시설 유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공급 카드를 꺼내드는 점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다만 정부와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 간의 그린벨트 해제 협의 자체가 변수이며, 협의가 된다 해도 주택 공급은 3~4년 후에나 이뤄진다. 유휴부지 활용에 대한 방안도 보다 세심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급 후보지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소재의 옛 성동구치소 부지도 검토 물망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면적 8만3777㎡에 달하는 이 부지는 올해 초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법무부로부터 부지 소유권 이전을 마무리해 땅을 소유한 상태로 사실상 강남권의 몇 안 되는 노른자위 땅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이 땅에 대해 지난 6월부터 내년 4월까지 부지 개발 방안과 관련해 용역 중으로, 대체 부지 활용 여부를 놓고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SH공사 관계자는 "서울시가 옛 성동구치소 땅을 그린벨트 대체 부지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라며 "다만 아직 지구단위계획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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