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카카오, 내비게이션 넘어 ‘차량 플랫폼’ 경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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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8-09-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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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카플레이에 T맵, 카카오내비 나란히 적용

  •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기반으로 새 수익모델 창출 가능...자율주행 시대 플랫폼 경쟁 성패 좌우

  • 카카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에 내비 탑재...SKT, 택시업계와 제휴로 맞불

애플 차량용 운영체제 '애플 카플레이'[사진=애플]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산업인 자율주행 시대에서도 대표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는 포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애플이 이날 정식 배포한 최신 아이폰 운영체제(OS) iOS12의 ‘애플 카플레이’에서 각자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 카플레이는 아이폰을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 자동차에 내장된 디스플레이를 ‘아이폰화’하는 플랫폼이다. 전화‧문자 등을 주고받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모든 기능은 애플의 인공지능(AI) 비서 ‘시리’로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다. 국내에선 쉐보레와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에서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는 국내 차량은 약 50만대로 추정된다.

애플은 그동안 카플레이에 자사의 지도 서비스만 허용했으나, 구글 지도 등 사용성이 더 높은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지난 6월부터 다른 기업들에게 문호를 열었다.

애플이 이같이 결정하자 카카오는 바로 개발에 돌입, 지난 14일 카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카카오내비를 앱스토어에 배포했다. 뒤이어 SK텔레콤도 카플레이용 T맵을 선보였다. 카플레이 지원 차량에 iOS12 업데이트를 한 아이폰, 아이패드, T맵과 카카오내비 최신 업데이트를 받으면 차량 인포테인먼트에서 이들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양 사는 순정 내비게이션 대비 실시간 교통 상황 정보 전달, 빠른 업데이트 등으로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1, 2위 사업자다. T맵의 가입자 수는 지난 8월 말 기준 1660만명, 월 실사용자 수(MAU)는 1200만명이다. 카카오내비 가입자 수는 1350만명(지난 7월 기준)이며, MAU는 T맵의 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경우 위치와 길안내 정보, 이용자의 운전습관 등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명 맛집과 제휴해 경로 안내 과정에서 해당 음식점을 지나갈 때 안내해주거나,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제휴보험사에 제공해 맞춤형 보험상품도 만들 수 있다. 물류‧유통업 전용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구현할 수도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5월 T맵의 목적지 데이터를 통해 이미 맛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넘어 차량 플랫폼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의 영향력은 향후 승차공유, 자율주행차 등 차량 플랫폼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이 수집한 도로, 교통 정보는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는 시기에 정밀한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수집한 정보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제휴처를 넓히는 이유다.

카카오는 지난 7월 구글이 한국에 선보인 차량용 OS ‘안드로이드 오토’에 카카오내비를 탑재하는데 성공했다. 이달 초에는 일본 1위 택시호출 앱 서비스 기업 ‘재팬택시’와 제휴도 맺었다. SK텔레콤은 택시업계와 택시배차앱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은 자율주행 플랫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에도 빅데이터 확보를 위한 사업자 간 경쟁은 제휴, 기술 개발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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