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소속인 심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재부가 자기들이 정보관리에 실패해놓고 이에 대한 책임을 나한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 의원의 보좌진은 재정정보분석시스템(디브레인)에 직접 접속하는 시연을 하며 무고함을 호소했다.
실제 기재부에서 부여 받은 아이디로 접속하자, 정부 부처 이름의 각종 폴더들이 화면에 나왔다. 다만 문제가 됐던 폴더는 지난 12일 이후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심 의원은 “우리가 해킹을 할 수도 없고 할 이유도 없다”면서 “정상적으로 접속했고, 접근권한이 없는 곳에 접근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심 의원은 당시 재정정보원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도 공개했다.
그는 “재정정보원 컴퓨터 전문가도 12일 우리와의 통화를 통해 ‘시스템 오류’라고 말했다”면서 “14일에 의원실에 찾아와 현장을 살펴보고는 역시 시스템 오류를 확인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홍보처에 들어가 자료를 살펴보면 에러가 뜨는데 우리가 잘못된 것인 줄 알고 백스페이스(이전 페이지로 돌아가는 버튼)를 누르면 디브레인이라는 폴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3일 오후 11시 40분 공문을 보내 겁박하고, 14일 오전 8시쯤 김 차관이 전화가 왔다”면서 “다시 오후 4시쯤 문자가 왔는데 국회의원을 겁박한 문자”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취득경위의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유출된 자료는 이제 접근권한이 없는 자료임이 확인된 이상 시급히 회수돼야 한다”면서 “만일 유출, 공개될 경우 법적 책임 등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적혀있다.
이어 “특히 대통령 행사 정보나 보안상 특별 보안 관리 중인 시설관리업체, 여론조사업체 등 정보는 공개될 경우 대통령 신변 안전 및 경호 등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김 차관은 심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기재부 측은 심 의원실에서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재정정보원에서 운영하는 디브레인에 접속해 예산·회계 관련 자료 수십만건을 열람 및 다운로드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실이 다운로드 받은 자료는 대통령비서실,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등 30여개 정부기관의 자료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심 의원실이 내려 받은 자료 중에는 각 부처들의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등이 담긴 민감한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심 의원은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선 “추후에 (공개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디브레인 접속 인가를 내주고 정당한 절차를 통해 접속해 확인한 자료를 다운로드한 것이 유출이라면, 오히려 해당 자료에 대한 보안처리를 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이 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다운로드 받은 자료들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면서 “법적 문제가 걸린 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심 의원의 이름을 공개해 논평을 낸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한국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여당의원의 초유의 택지개발 정보유출 사건을 덮기 위한 집권여당의 야권탄압 음모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희경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6일, 초유의 택지 개발 기밀을 유출한 신창현 민주당 의원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정부는 심재철 의원실 보좌진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조치했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변인은 “이는 명백한 야당 탄압이자, ‘신창현 의원 구하기’ 차원의 국면전환 노림수”라며 “자유한국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자행되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의 야권 탄압에 대해 잘잘못을 반드시 밝혀내고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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