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8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2018년 9월) 자료를 보면 2009부터 2016년까지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속도(부채 증가율-소득 증가율)는 3.1%포인트였다. 이는 같은 기간 OECD 평균(0.4%포인트) 대비 7.8배 달한다.
한은은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주요국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상회하면 우리 경제의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고 금융시스템의 잠재 리스크를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상반기 161.1%로 작년 말 159.8%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작년 말보다 1.0%포인트 오른 84.8%를 기록했다.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6년 말 기준으로 OECD 30개국 중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7위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차주를 보면 주로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층이 64.1%로 가장 높았고,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 차주는 69.7%에 몰린 상태다.
가계부채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비중은 2014년 23.6%에서 작년 44.5%로 늘었다. 분할상환 대출 비중도 26.5%에서 49.8%로 상승했다.
취약차주의 부채도 증가세다.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2분기 말 85조1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6.0%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보다 2조40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취약차주는 전체 가계대출의 7.9%에 달하는 14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고 저신용인 차주의 대출 규모는 12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0.9% 수준이다. 작년 말보다 1000억원이 늘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차주는 작년 말 41만8000명에서 40만5000명으로 소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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