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처음으로 생보사의 인터넷 보험판매(사이버 마케팅, CM) 채널 실적이 홈쇼핑 채널 실적을 뛰어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CM 채널이 업계 안팎의 관심을 받으며 급속도로 성장한 반면 홈쇼핑 채널은 불완전 판매의 온상으로 지적을 받아 규제가 거듭된 탓으로 보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4개 생보사 CM 채널 초회보험료 규모는 58억원으로 홈쇼핑 채널 초회보험료인 50억원 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CM 및 홈쇼핑 채널의 초회보험료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회계연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6회계연도 CM 채널의 초회보험료 규모는 31억원으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수준이었다. 이후 2013회계연도까지 큰 변동 없이 30억원 안팎의 실적을 냈으나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 교보생명이 CM 채널 전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을 설립하는 등 플레이어가 늘어난 데다 기존 생보사들도 CM 채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확대한 덕이다.
반면 2006회계연도만 하더라도 340억원의 초회보험료 실적을 올렸던 홈쇼핑 채널은 이후 하향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과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광고문구를 사용하는 등 고객의 관심을 끄는 일에만 집중하면서 불완전판매가 다수 발생한 탓이다. 이에 감독당국이 여러 차례 홈쇼핑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채널 실적은 줄어들기만 했다.
최근 와서 홈쇼핑 광고는 과장 광고를 못할뿐더러 보험금 부지급 사유 등 보험사 입장에서 불리한 내용도 빠짐없이 광고하도록 규제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홈쇼핑 채널 의존도가 높은 외국계 생보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기준 홈쇼핑 채널 비중이 10.47%로 업계 평균인 1% 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보험 판매고가 줄면 방송사에서 방송 횟수를 줄이는 경우가 많아 이후 실적이 더 악화된다"며 "앞으로 이 같은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쇼핑 채널은 명백하게 CM 채널에 밀려난 상황"이라며 "옛날에는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기 쉬운 상품이 주기적으로 개발됐지만 요즘은 CM 채널용 상품이 개발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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