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와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지표가 왜곡되는 현상)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다만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 사상 처음 연간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가능성을 높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액이 505억80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동기보다 8.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추석 연휴 등 조업일이 지난해보다 4일 줄었고, 지난해 9월 사상 최대 수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다.
산업부는 조업일이 4일 줄어 최소 80억 달러의 수출감소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추석이 10월에 있었다.
조업일이 줄어든 것을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25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월별 수출은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사상 최초다. 1~9월 누적 수출은 450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월 일평균 수출도 22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다.
수입은 408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조업일 수 감소에 따른 국내 생산 축소와 작년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2016년 10월 이후 23개월 만에 감소했다.
월간 무역수지 흑자는 97억5000만 달러를 기록, 8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품목별로 13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28.3%) △석유제품(13.5%) △컴퓨터(5.7%) 3개 품목만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는 공급 부족현상 완화로 단가가 소폭 하락세지만, 고사양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증가해 124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은 5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 9월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6%에 달했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상승과 수출단가 호조 영향으로 11개월 연속 30억 달러 이상을 수출했고, 컴퓨터도 교체수요 확대와 기업용 시장 성장으로 18개월 연속 증가했다.
△일반기계(-2.7%) △석유화학(-5.2%) △디스플레이(-12.1%) △차부품(-18.2%) △섬유(-20.0%) △자동차(-22.4%) △무선통신기기(-33.1%) △가전(-35.8%) △철강(-43.7%) △선박(-55.5%) 등 10개 품목은 감소했다.
석유화학은 유가상승과 글로벌 수요 증가에도 정기보수 증가와 조업일 감소로 수출이 줄었지만 10개월 연속 4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자동차는 신차 출시로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이 증가했지만 조업일 등의 영향으로 전체 수출은 감소했다.
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하락이 전체 디스플레이 수출을 끌어내렸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은 경쟁 심화와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독립국가연합(11.2%) △인도(11.2%) △중국(7.8%) 3개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 이들 국가의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호조, 인프라 사업 확대 등이 증가 원인이다.
△일본(-2.7%) △미국(-11.8%) △아세안(-12.7%) △유럽연합(-13.3%) △베트남(-16.6%) △중동(-27.0%) △중남미(-42.7%) 등의 수출은 줄었다. 조업일 감소, 경쟁심화와 국내 업체의 현지 공장 신·증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
대미 무역흑자는 우리나라의 △원유 △액화석유가스 △천연가스 △석유제품 등의 수입 증가로 10억1000만 달러(40.1%) 감소했다.
산업부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주력품목 단가 상승 등이 하반기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 전망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신흥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 하방 요인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0월 이후 수출 증가세가 평균 5% 내외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총수출은 사상 최초 6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주요국 수입규제 확대 등 보호무역주의 추세,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환율 변동성 심화 등 우리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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