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에 가까운 금리의 시대는 끝났다."
블룸버그는 2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서 주요국이 0%에 가까운 금리에서 벗어났다며 '제로(0)금리'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연준은 지난주 올 들어 세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제로 수준으로 낮췄던 금리가 2~2.25%로 높아졌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으로 선진국 전반의 금리 수준도 부쩍 올랐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선진국의 평균금리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투자은행 부문인 냇웨스트마켓이 내는 주요 10개국(G10) 금리 지표도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짐 맥코믹 냇웨스트마켓 영국 런던 주재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는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비상조치로 도입한 제로금리 기조를 거둬들이고 있다는 말이다.
JP모건체이스는 선진국의 평균금리가 1년 안에 1.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기 전인 2005~2007년 수준보다 0.5%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아직 더디지만 금리가 정상수준으로 되돌아갈 날이 머지 않았다는 얘기다.
연준의 행보에 신흥국도 덩달아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환율을 방어하고 외채 상환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 홍콩, 필리핀, 체코가 지난주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을 포함하면 한 주만에 5개국이 금리인상에 나선 셈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2001년 이후 최대 기록이다.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그러나 투자자들이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BofA는 지난주에 낸 보고서에서 4대 중앙은행의 자산이 2020년 말까지 4% 주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 4대 중앙은행은 통화부양책의 하나로 국채를 비롯한 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로 수조 달러를 풀었다. 이들 은행의 장부상 자산도 그만큼 늘었다.
4대 중앙은행의 자산 축소는 양적완화로 사들인 국채 등을 내다파는 걸 의미한다. 이른바 양적긴축(QT)이다. 양적긴축은 특히 채권시장에 약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중앙은행이 쥐고 있던 물량이 대거 풀리기 때문이다. BofA는 양적긴축 속도가 걱정하는 것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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