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에 자국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를 찾은 므누신 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재무부는 환율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지난 1년 동안 "큰 폭" 떨어졌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므누신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다루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위안화의 하락 배경에는 중국의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중국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내리지 않고 있음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직 양국의 추가 협상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
최근 달러/위안 환율은 6.9213위안까지 올랐다. 위안화 가치는 3월 기록한 최고치에서 10.9%나 떨어진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달러/위안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에서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도 떨어지므로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하는 대중 관세 폭탄의 효과도 줄어든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위안화 환율을 예민하게 바라보는 이유다.
다만 므누신 장관은 중국 위안화 움직임과 관련, "환율 조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10월 발표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고 FT는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미중 무역전쟁을 협상으로 해결하려는 대표적인 ‘온건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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