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11월 중순 유럽에서 개최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1월 중순에 스웨덴 스톡홀름이나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복수의 미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다만 정상회담 개최지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협상카드의 하나로 이용돼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11월 6일인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면서 “싱가포르를 제외한 3∼4곳의 장소들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두어달 안에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연내 개최에 무게를 두었다.
2차 정상회담의 후보지로는 평양, 워싱턴 DC 등 양국 수도뿐 아니라 판문점,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여러 곳이 거론됐었다.
아사히 신문은 이 중 유력 후보지로 스톡홀름과 제네바를 꼽았다. 스웨덴은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으며, 스위스의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유학한 곳이자 북한 대사관이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내달 11일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이라 유럽에서 곧바로 김 위원장을 만나는 일정으로 추진될 공산이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평양이나 판문점을, 미국은 중립 성향의 제3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김 위원장을 초청할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미국 내에서 김 위원장의 방미를 반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다만 아사히는 “개최지도 협상카드 중 하나인 만큼 실무협상에서 북한에 유리한 조건이 나올 경우 김 위원장이 양보해 미국을 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정상회담과 관련해 교통과 경비 편의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 문제의 진전이 함께 가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남북 고위급회담 합의 내용과 관련한 질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로 남북한의 관계 개선 문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해결하는 것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 우리는 모든 회원국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지된 분야별 제품들을 포함, 유엔 제재들을 완전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며 "모든 국가가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하기 위한 자신들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 경제협력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남북관계 개선이 지나치게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CNBC는 15일 "남과 북이 도로와 철도를 다시 잇기로 했지만,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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