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추진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차별화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흐름대로라면 후속제품으로 매출 고지를 높여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제약사 바이오젠은 올해 3분기 유럽 시장에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와 ‘플릭사비’ 두 제품 매출액이 1억3480만달러(약 1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 출시한 바이오시밀러로, 현재 유럽에서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사업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두 제품 간 실적 흐름은 주목할 만하다.
유럽 시장에서 2016년 2월 출시된 베네팔리는 출시 첫 해에 1억달러(1130억원)를 기록한 후 지난해에 3억7080만달러(4189억원)를 거두며 급성장했다. 올해에도 실적 성장은 계속돼 3분기 누적 매출만으로 3억5990만달러(4066억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연매출을 따라잡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플릭사비는 비교적 실적 성장이 더디다. 2016년말 출시 후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둬들인 매출은 900만달러(101억원)였고,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액으로 2920만달러(330억원)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로 비교해보면 두 제품 간 실적 성장 속도는 10배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제품이 모두 같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오리지널의약품에 있다.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는 각각 오리지널의약품 ‘엔브렐’과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베네팔리는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 최초로 출시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다. 반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는 이미 플릭사비에 앞서 셀트리온 ‘램시마’가 유럽시장을 선점했다.
같은 질환 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품 바이오시밀러로 승부를 보고자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임랄디는 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지난 17일 유럽 주요 국가에 출시됐다. 기존 2개 제품과 동일한 질환 분야에 있는 치료제지만, 또 다른 오리지널의약품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베네팔리와 같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 특히 휴미라 매출이 상당한 만큼, 베네팔리보다 더 빠른 성장속도를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같은 시점에 해외 제약사에서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해 이들과의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그간의 마케팅 경험을 활용해 임랄디를 조기에 유럽에 안착시키고, 확대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유럽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3분기 베네팔리와 플릭사비 누적 매출액은 3억8910만달러(4400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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