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현직자에 대한 평가는 지고, 로펌 소속의 퇴직자들에 대한 평가가 뜨고 있다. 영국의 글로벌 경쟁법 전문저널인 글로벌컴피티션리뷰(GCR·Global Competition Review)의 평가에서 공정위는 예년대비 한단계 낮은 평가를 받은 반면, 국내 공정거래전문 법무법인인 '화우'는 엘리트로펌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재벌개혁에 나서고 있다지만, 검찰 수사와 내홍 등 악재가 이어지는 현 상황과 겹치면서 공정위 직원들의 사기가 또 한번 꺾인 모습이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GCR의 2018년 국제 경쟁 당국 평가에서 공정위는 별 5개 만점에 4.5개(Very Good)를 받았다. 2016∼2017년 연속 최고 등급인 별 5개(Elite)를 받은 것과 비교해볼 때 한 단계 떨어진 평가를 받은 셈이다.
GCR은 공정위가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 재벌개혁을 적극 추진할 뿐더러 담합 등 전통적인 경쟁법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퀄컴 사건 이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제재 실적이 없을 뿐더러 재취업 비리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 평가의 부정적 요소로 꼽혔다.
이번 평가에서 프랑스, 독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별 5개를 받는 등 최고수준을 보였다.
이와 달리, '공정거래 리스크'로 불리는 공정위의 고발권 등에 방패역할을 해온 법무법인 화우는 오히려 GCR이 올 상반기 선정한 공정거래 부문 최고의 로펌상을 수상한 바 있다.
GCR은 2011년부터 해마다 △미주 △유럽 △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등 3개 지역에서 각각 한 로펌에 최고의 지역로펌상을 시상하고 있다.
특히, 화우 공정거래그룹에는 기업집단 규제 및 불공정거래 규제 분야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은 40명의 △베테랑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사무처장 등을 지낸 전문가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화우는 한진을 대리해 과징금 적용 대상을 10년에서 1년여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오뚜기, 농심 등 라면 제조 4사의 가격 담합을 이유로 공정위가 과징금 등을 부과한 사건에서 오뚜기를 대리해 담합 불인정 판결을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과 동시에 무언가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생각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며 "정부의 대기업 기 살려주기 정책 흐름 속에서 재벌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동력원을 찾을 수 있을 지에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지난해 결과가 발표된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지난해 조사 및 심사를 거쳐 올해 초 지멘스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제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며 "국내외 기업을 차별하고 있지 않으며, 기업들의 법위반 행위에 대해 국적에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사·제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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